대구지검, 2명 구속 2명 불구속 기소
인천 사는 대학생 집 나오게 한 뒤
동거하며 "말 잘 안 듣는다" 이유로
밀대자루로 마구 때리는 등 폭행
대구지방검찰청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알게 된 대학생을 가출하도록 한 뒤 함께 생활하면서 자신들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혹행위를 한 20대들이 무더기로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이들은 피해자를 상대로 담배꽁초를 먹이거나 담뱃불로 온몸을 지지기도 했다.
대구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정현승)는 가출 대학생을 학대한 혐의(특수상해 등)로 A(20)씨 등 2명을 구속기소하고 다른 사건으로 구속 중인 B(21)씨와 대학생 C(20)씨 등 2명을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잠적한 공범 D(20)씨는 기소중지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7월 인천에 사는 대학생 E(20)씨와 SNS로 친분을 쌓은 뒤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유인해 가출하도록 한 뒤 대구에서 함께 생활했다.
사기대출 범행을 모의하던 A씨 일당은 내성적인 피해자가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두 달 가까이 가혹 행위를 일삼았다. 밀대 자루로 마구 때리고 구명조끼를 입힌 뒤 저수지에 빠뜨려 반대편으로 헤엄치게 했다. 성냥불로 음모를 태우게 하거나, 자위행위를 강요하고, 담뱃불로 온몸을 지져 화상을 입혔다.
피해자 부친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가해자들을 불구속 송치했다. 검찰은 가해자들을 두려워해 검찰 출석을 꺼리는 피해자를 설득해 보완 수사를 해, 가해자들의 구체적인 범행을 밝혀내고 주범 2명을 구속했다. 범죄피해자지원센터와 연계해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E씨의 심리치료와 병원비를 지원했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 재판과정에 증인보호절차를 통해 피해자가 법정에서 진술할 때 가해자를 일시 퇴정하게 하는 등 사실대로 진술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집단 폭력범죄에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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