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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美 경기침체 우려…바이든 "피할 수 있다" 자신에도 여론은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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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美 경기침체 우려…바이든 "피할 수 있다" 자신에도 여론은 '싸늘'

입력
2022.06.17 18: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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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소매판매 0.3%↓…5개월 만에 감소세
모기지 금리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소프트랜딩' 가능?…美 56% "이미 경제침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5일 워싱턴DC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30년 만에 최대치인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워싱턴=AFP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5일 워싱턴DC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30년 만에 최대치인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워싱턴=AFP

40여 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 단행 후 미국의 경기침체 신호가 짙어지고 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지수 감소와 증시 폭락,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급등 등 침체 전조로 해석되는 현상이 속속 나타나고 있어서다. 미국 정부의 침체 방어 의지에도 여론은 동요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의 경제침체가 임박했다고 진단했다. 이미 경제 성장이 둔화한 상황에서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은 침체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마이클 요시카미 데스티네이션 자산관리사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주택 시장에선 모기지 금리가 6% 가깝게 치솟았고, 소비자들은 이미 (시장에서) 후퇴하고 있다"며 "다음 분기(3분기) 경제침체가 사실상 확실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심각한 인플레이션 탓에 미국 소비·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증거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5월 미국의 소매판매지수는 전월보다 0.3% 감소하며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741.46포인트(2.42%) 떨어진 29,927.07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다우지수 3만 선이 무너진 건 지난해 1월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활기를 띠었던 주택 시장도 위축 조짐을 보인다. 이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가 한 주 만에 0.55%포인트 오른 5.78%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8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집 구매를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인플레이션과 모기지 금리가 낮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나을 것"이라며 경고 메시지까지 보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AP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16일 공개된 인터뷰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면서 이를 극복할 저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워싱턴=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AP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16일 공개된 인터뷰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면서 이를 극복할 저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워싱턴=AP 뉴시스

우려가 커지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직접 나서서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인플레이션을 극복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경기침체는 불가피하지 않다"라고 자신했다.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한 3.6%의 낮은 실업률과 높은 성장세를 근거로 들었다. 전날 파월 의장도 경기침체를 유발하지 않고 물가를 끌어내리는 '연착륙(소프트 랜딩)'을 달성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하지만 시장의 생각은 다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미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6%는 '미국이 현재 경기침체에 빠져 있다'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22%에 그쳤다. 경제 악화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행정부와 집권 민주당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공개된 미 폭스뉴스 설문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경제 문제·인플레이션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각각 29%, 23%로 취임 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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