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스필버그 마음 산 '손숙 손녀'... 옆머리 싹 민 '헤일로' 여전사

알림

스필버그 마음 산 '손숙 손녀'... 옆머리 싹 민 '헤일로' 여전사

입력
2022.06.20 06:00
20면
0 0

하예린, 스필버그 제작 드라마서 반란군 연기
오디션 7개월 거쳐 주요 배역 따내
손숙 외손녀로 할머니 보며 배우 꿈꿔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드라마 '헤일로'에서 주역을 꿰찬 한국계 호주 배우 하예린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2019년 촬영을 했는데 몇 달 동안 모히칸 스타일로 머리를 하고 다니니 거리를 지나갈 때 마다 사람들이 쳐다보더라"며 웃었다. 파라마운트+ 제공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드라마 '헤일로'에서 주역을 꿰찬 한국계 호주 배우 하예린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2019년 촬영을 했는데 몇 달 동안 모히칸 스타일로 머리를 하고 다니니 거리를 지나갈 때 마다 사람들이 쳐다보더라"며 웃었다. 파라마운트+ 제공


하예린의 외할머니인 손숙. 연합뉴스

하예린의 외할머니인 손숙. 연합뉴스

소녀는 외할머니를 보며 배우를 동경했다. "다섯 살 때 연극을 보러 갔어요. 백 스테이지에서 드레스룸으로 가는 할머니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나요. 그때 배우들을 보며 '정말 자신감 있고 멋진 사람들이구나'란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그의 롤 모델이 된 외조모는 배우 손숙. 손녀는 19년 뒤 미국 할리우드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드라마 '헤일로'에서 주역을 꿰찼다. 꿈을 이룬 주인공은 호주 국적의 한국계 배우 하예린(25)이다. 17일 화상으로 만난 그는 "할머니가 휴대폰 배경 화면도 내 사진으로 바꿨더라"며 웃었다.

드라마 '헤일로'에서 전사 관 하를 연기한 하예린. 파라마운트+ 제공

드라마 '헤일로'에서 전사 관 하를 연기한 하예린. 파라마운트+ 제공

하예린은 16일부터 국내 OTT 티빙 내 파라마운트 플러스 관을 통해 서비스 된 '헤일로'에서 지구 외곽 이주자 '관 하'로 나온다. 게임을 원작으로 한 헤일로는 26세기를 배경으로 인류와 외계 종족 간 갈등과 반란, 음모 등을 다룬 SF 드라마다. 마드리갈 행성에서 사는 관 하는 외계 종족의 습격으로 가족과 친구를 모두 잃고 살아남은 반란군 생존자. 관의 서사는 총 9개 에피소드에서 7화를 꽉 채운다. 하예린은 "코로나 등으로 외계 종족 습격 장면만 한 달 동안 촬영했다"며 "폭발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뛰는 장면이 많아 허벅지도 다치고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제작비 1,000억 원이 투입된 대작에 어떻게 출연했을까. 하예린은 호주 시드니 국립극예술원에 다닐 때 '아시아 여성, 16세 역'이란 오디션 공지를 보고 도전했다. 몇 번의 오디션을 거쳐 7개월 뒤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는 "촬영 때 '기생충'이 오스카상을 받아서 제작진이 한국 배우를 데려온 게 좋은 선택이었다고 좋아하기도 했다"며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케이팝 아이돌이 인기를 끈 덕분에 저에게도 이런 기회가 생기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 배역을 위해 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양 옆머리를 싹 밀었다. 전사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서였다. 드라마 촬영은 2019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헝가리 등에서 이뤄졌다. 하예린은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인류 내 갈등 그리고 외계 종족과의 전쟁은 가상이지만, 소통의 부재로 인한 요즘 우리 세계의 (양극화) 문제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하예린은 호주 시드니 북부에서 나고 자랐다. 아시아계 주민이 드문 곳이어서 학교에서 인종차별도 겪었다고 한다. 그는 "어려서 '왕따'를 당하기도 했다"며 "많이 힘들었지만 연기를 하고 배우의 꿈을 키워 가면서 자신감을 느끼게 됐고, 그렇게 치유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계원예고 졸업)과 호주를 오가며 연기를 배운 그는 2019년 미국 ABC 드라마 '리프 브레이크'로 데뷔했고, 호주에서 연극 '파리의 제왕' 무대에 오르며 이력을 쌓았다. 그는 "아직도 아시아계 사람들을 할리우드에서 제대로 표현 못 하는 지점이 있다"며 "배우로서 좀 더 연차와 신뢰를 쌓아 변화를 만들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싶다"고 다짐했다.




양승준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