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3집 'The Last Thing Left' 발표
해외 음악매체 "세이수미 최고의 앨범"
부산서 활동하며 해외에서도 인기
서프록에 드림팝, 펑크록 등이 섞인 독특한 음악 연주
부산에서 결성돼 해외에서 더 인기를 얻는 밴드가 있다. 4인조 인디록 밴드 세이수미. 10년 전 “심심하면 우리 같이 밴드나 하자”는 말과 함께 시작한 이 밴드는 2장의 정규 앨범과 4장의 미니앨범을 내며 부지런히 활동하는 사이 팝의 거장 엘튼 존이 실력을 알아볼 정도로 인디 록계의 스타가 됐다. 팬데믹과 함께 2년여의 공백을 가졌던 이들이 지난달 4년 만에 새 앨범 ‘The Last Thing Left’를 발표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팝매터스’가 “첫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세이수미의 최고작으로 기억될 만한 앨범”이라고 극찬한 이들의 정규 3집은 슬픈 기색을 감추려 활짝 웃는 얼굴 같다. 해맑은 선율과 통통 튀는 비트로 무장한 곡에서도 은근한 슬픔과 상실감이 배어 나온다. 이전 앨범들보다 훨씬 더 섬세하고 깊어진, 그러면서도 정제된 감정들이 앨범을 채운다. 10곡 모두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세이수미의 최고작인 동시에 올 상반기 발매된 인디 록 앨범 중 최고작 중 하나로 꼽을 만하다.
부산 광안리 바닷가에서 200m 가량 떨어진 작업실에 모인 세이수미의 네 멤버는 최근 온라인 화상 프로그램을 통해 “4년 만에 나온 정규 앨범이지만 그 사이 미니앨범(EP), 싱글, 드라마 삽입곡 등을 계속 내면서 음악 작업을 계속해왔다”고 말했다. 앨범 제목은 같은 제목의 수록곡에서 가져왔다. ‘마지막엔 사랑이 남을 거야’라고 영어로 노래하는 곡이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여러 복잡한 감정을 겪으면서 살잖아요. 좋지 않은 감정에 몰입하면 힘들어지니 단순하게 마지막에 남아 있는 ‘사랑’이란 감정에만 집중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어요. 결국엔 이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에 안 좋은 감정들도 생기는 거잖아요. 그래서 마지막에 남은 그 감정을 좀 더 소중하게 여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은 거죠.”(최수미)
세이수미는 몇 차례 멤버가 바뀌는 변화를 겪었다. 원년 멤버인 드러머 강세민은 2016년 불의의 사고로 쓰러진 뒤 2019년 10월 세상을 떠났다. 강세민의 빈 자리를 채웠던 김창원도 2019년 팀을 탈퇴했고, 또 한 명의 원년 멤버인 베이시스트 하재영 역시 2020년 밴드와 작별했다. 이후 김재영(베이스), 임성완(드럼)이 합류하면서 다시 4인조로 진용을 갖췄다. 데뷔 때부터 작사를 도맡고 있는 최수미는 “수록곡 중 ‘Photo Of You’ 가사는 직접적으로 세민 오빠를 생각하면서 썼고 ‘The Thing Left’도 어떤 면에선 그렇다”고 말했다.
멤버 교체를 겪으면서 곡 작업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김병규가 도맡던 작곡 작업에 최수미가 참여하면서다. 김병규는 “수미가 첫 싱글 ‘Around You’를 저와 함께 쓰고 두 번째 트랙 ‘Still Here’을 혼자 작곡했기 때문에 이전 앨범과는 조금 다른 색깔이 나타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세이수미는 흔히 서프록으로 분류된다. 파도의 시청각적 이미지를 리버브(잔향을 이용해 공간감을 표현하는 효과) 강한 기타로 표현한 음악을 말하는데 세이수미는 여기에 꿈꾸는 듯 유영하는 드림 팝, 거친 펑크 록 등을 뒤섞어 어디선가 들어본 듯하면서도 그들만의 독특한 음악을 만들어낸다. 때로는 경쾌하게 파도를 타거나 때론 해질녘의 우울과 정체불명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몽환과 혼돈의 소용돌이에 빠지기도 한다.
세이수미는 앨범에 쏟아지는 호평 속에서 부지런히 국내 무대에 오르고 있다. 7월에는 일본 후지록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뒤 10월부터 동남아와 북미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부산보다 서울에서 공연을 더 많이 하고 있으니 이동에 드는 비용이나 체력적인 면에선 안 좋은 점도 있죠. 그래도 부산은 집이 있는 곳이고 고향이어서 마음이 편하기도 합니다. 떠날 이유가 없죠. 부산에 있으니 ‘부산 대표 밴드’라는 말도 들을 수 있잖아요.”(최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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