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도전 생각을 단 한번도 떠올리지 않아 좋은 플레이가 나온 것 같다.”
박민지(24)가 40년째 깨지지 않는 ‘한 시즌 세 번째 타이틀 방어’ 대기록 작성에 한발 더 다가섰다.
지난해 6승을 올리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세로 떠오른 박민지는 16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6,699야드)에서 열린 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원) 1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로 선두로 나섰다. 홍정민(20), 현세린(21), 강예린(28) 등 11명이 형성하고 있는 공동 2위 그룹과는 1타차다.
박민지는 지난해의 기세를 올해도 이어가고 있다.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우승하며 올 시즌 가장 먼저 2승 고지를 밟았다. 두 대회 모두 지난해 박민지 자신이 우승을 차지했던 대회다. 역대 4번째로 '한 시즌 2회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박민지는 이번 한국여자오픈도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대회에 나섰다.
이번 대회에서 박민지가 주목 받는 이유는 40년만에 '단일 시즌 3개 타이틀 방어'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KLPGA 투어 역사상 한 시즌에 3차례 이상 타이틀을 지켜낸 선수는 1982년 고(故) 구옥희(1956∼2013)가 유일하다.
지난 주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 우승 후 “새 기록에 도전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던 박민지는 이날 1라운드를 마친 후 “경기 도중에 기록 도전에 대한 생각이 단 한번도 떠오르지 않았다”며 “지난주 대회 우승 후 이동 거리가 길어서 피로가 가시지 않았다. 그냥 ‘종아리가 너무 아프다, 왜 이렇게 오르막이 심하고 많지’라는 생각만 했는데, 골프에 대한 잡생각이 없어서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웃었다.
박민지는 2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3번홀(파3)에서 곧바로 버디로 만회하더니, 4번홀(파4)과 5번홀(파4)까지 3홀 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렸다. 7번홀(파5)에서는 보기를 범했지만 9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전반을 2언더파로 마쳤다.
후반엔 박민지 특유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이 돋보였다. 무리하지 않는 플레이로 파 세이브를 유지하다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3번홀(파4)부터 3홀 연속 버디로 공동선두 그룹으로 뛰어오른 박민지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으며 단독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루키 시즌 첫 승을 거둔 후 “은퇴할 때까지 20승을 거두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던 박민지는 “당시에 말하고 나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했다’ 생각했는데 벌써 12승을 거뒀다”면서 “나에게는 앞으로 8승을 더 해야 한다는 목표가 있어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게 되는 것 같다”고 꾸준한 성적의 비결을 밝혔다. 이어 “오늘은 어프로치를 잡을 일이 없을 만큼 샷이 잘돼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기회가 온 퍼트도 거의 놓치지 않는 감사한 날이었다”면서 “이 코스는 페어웨이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만큼 남은 경기에서 드라이브 샷에 더욱 신경 쓰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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