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미국대사 "푸싱호 타고 황허 건넌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뉴욕행 기차도 인상적"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 고위 외교관이 서로의 '열차'를 칭찬하며 '긴장 관리'에 애쓰는 모습을 보여 외교가의 눈길을 끌었다.
15일 중국 외교가에 따르면,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는 지난 13일 우한 출장 중 중국 열차에 탄 자신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고 "시속 308km 속도로 달리는 이 감명 깊은 푸싱(復興·부흥)호 열차를 타고 허난성의 황허를 건넌다"며 중국 열차에 대한 호감을 표현했다. 그는 우한대 학생들로부터 받은 선물이라며 조화롭고 부드럽다는 의미의 '화'(和)라는 글자가 쓰인 부채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부장조리)도 반갑게 호응했다. 화 대변인은 번스 대사의 글을 리트윗하며 "나도 수년 전 워싱턴에서 뉴욕까지 기차를 탔는데 역시 인상적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중미 사이에 더 많은 상호 감사와 협력이 있다면 양국 국민도 푸싱호 고속 열차처럼 더 많은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만 문제 등으로 양국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 속에서 잠시나마 덕담을 주고받으며 긴장을 푸는 듯한 모습을 연출한 셈이다.
중국 관영언론들도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 소식을 전하며 미중 간 긴장 완화 기대감을 내비쳤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사설에서 "(이번 회담 일정이) 사전에 발표되지 않았던 만큼 국제사회에서는 중미관계 완화를 기대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외교가에서는 시진핑 국가 주석의 3연임이 결정될 하반기 당대회를 앞두고 미중관계가 지나치게 불안정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 관영언론이 사전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의 한 외교 소식통은 "미중관계가 불안정해지는 것은 중국으로서도 정치적 부담이 될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지나친 긴장 고조는 적절히 관리하는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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