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장관, 워싱턴특파원 간담회 개최
고위 당국자 "북핵 해결 中 건설적 역할 필요"
미국을 방문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북한의 핵실험 도발 시 신규 제재를 추진하겠다고 다시 한 번 경고했다.
박 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미는) 향후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강력한 제재 요소를 담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신규 결의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고 전술핵 사용마저 거론되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서 북한 문제가 한미 양국의 최우선 정책과제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하루 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취임 후 첫 한미외교장관회담을 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독자적인 제재도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해 추진하는 것으로 얘기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이후 미국 주도로 유엔 안보리 대북 추가 제재 결의안이 추진됐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와 관련 고위 당국자는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는 (표결에서 상임이사국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 때문에) 13대 2로 부결됐지만 이어서 열린 유엔총회에선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유엔 차원의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왔다”며 “그렇기 때문에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포함한 추가 도발을 하게 되면 중국과 러시아도 (신규 제재에) 반대할 명분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북한은 핵ㆍ미사일 개발과 도발을 통해 계속해서 스스로를 고립시킬 것인지, 아니면 올바른 선택을 해서 비핵화의 길로 가면서 도발을 중단하고 코로나19 확산 문제를 해결해 갈 것인지, 그렇게 함으로써 북한 미래의 발전을 기할 것인지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미 양국은 북한에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두겠다는 뜻도 재확인했다고 박 장관은 설명했다.
박 장관은 또 중국 역할론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블링컨 장관에게)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의 건설적 역할이 중요하며 중국과 함께 전략적으로 소통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13일 룩셈부르크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 간 고위급 회동을 하고 북한 핵실험 대응책 등을 논의했다.
고위 당국자는 “기본적으로 중국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고 그것을 위해서 건설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저희가 계속 중국에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한일관계 개선 방향에 대한 답변도 나왔다. 고위 당국자는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앞으로 과거사 문제나 현안 문제를 원만하게 풀어나가면서 새로운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박 장관이 하루 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정상화를 언급한 것과 관련, 이 당국자는 “한일관계 개선과 함께 지소미아가 지금 종료 통보가 유예돼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일반론적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29, 30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 기간 한미일 3국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과 관련, 고위 당국자는 한국과 일본이 모두 참석 여부를 공식화하지 않았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다자 정상회의 계기에 관련된 정상들이 만남을 갖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개최 가능성을 열어뒀다.
박 장관은 간담회에서 외교부 내 과학기술사이버국 신설 추진 방침도 밝혔다.
12일부터 미국을 방문 중인 박 장관은 블링컨 장관 외에도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 제니퍼 그랜흘름 에너지장관과도 따로 만났다. 한미 간 경제안보 협력 강화 차원이다. 그는 또 의회 주요 인사와 워싱턴 싱크탱크 관계자들을 두루 접촉한 뒤 15일 귀국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