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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하러 3.5km 달려갔는데...배민앱은 2.5km 배달료만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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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하러 3.5km 달려갔는데...배민앱은 2.5km 배달료만 줬다"

입력
2022.06.14 19:10
수정
2022.06.1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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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유니온, "배민앱 실거리 요금제 정확도 28%"
서울 5개 구에서 모은 100건의 배달 데이터 분석
"배민은 배달료 산정 영향 주는 알고리즘 공개해야"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들이 14일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에서 '배달의민족 실거리 요금제는 사기, 배달의민족 고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배민의 배차 프로그램과 라이더가 실제로 배달하는 실거리 간의 차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의 배민 알고리즘 검증 위원회 구성, 안전배달료 도입, 알고리즘 협상권 보장 등을 주장했다. 뉴스1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들이 14일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에서 '배달의민족 실거리 요금제는 사기, 배달의민족 고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배민의 배차 프로그램과 라이더가 실제로 배달하는 실거리 간의 차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의 배민 알고리즘 검증 위원회 구성, 안전배달료 도입, 알고리즘 협상권 보장 등을 주장했다. 뉴스1


서울 성북구 길음2동의 한 음식점에서 주문받은 음식을 픽업한 3년차 배민 라이더 A씨. 배민 라이더들이 배차를 받는 '배민 커넥트앱'(배민앱)에서는 서울 동대문구 안암로의 목적지까지 예상 이동 거리가 2.5km라고 알려줬지만, 내비게이션 앱을 켠 A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티맵, 네이버 지도 등 A씨가 주로 쓰는 상용 내비게이션은 모두 이동 거리가 3.5km라고 알려준 것. 실제 이동 거리보다 1km나 차이가 났다. A씨는 "배민앱에서는 교통정보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라며 "배민앱에서 알려주는 거리를 기준으로 배달료가 정해지니 배달원들은 시간 단축을 위해 불법 유턴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이 같은 사례는 비단 A씨만의 일은 아니다. 4월 배민은 그동안 적용되던 직선 거리제를 폐지하고 실제 이동 거리를 바탕으로 배달료를 산정하는 실거리 요금제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장 라이더들 사이에서는 "배민앱이 교통정보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어떤 기준으로 배달료를 산정하는 것이냐"는 불만이 여전히 높다.



A씨의 배달 경로를 살펴보면 배민앱은 '도착지'까지만 계산해 A씨의 예상 이동 경로를 2.5km라고 계산했지만, 실제로 A씨가 배달 경로를 알아보기 위해 사용하는 티맵앱은 교통정보가 반영돼 오토바이를 탄 A씨가 약 800m를 더 가야 한다고 표시하고 있다. 라이더유니온 제공·그래픽=김문중 기자

A씨의 배달 경로를 살펴보면 배민앱은 '도착지'까지만 계산해 A씨의 예상 이동 경로를 2.5km라고 계산했지만, 실제로 A씨가 배달 경로를 알아보기 위해 사용하는 티맵앱은 교통정보가 반영돼 오토바이를 탄 A씨가 약 800m를 더 가야 한다고 표시하고 있다. 라이더유니온 제공·그래픽=김문중 기자


14일 라이더유니온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라이더 배차와 배달료를 결정하는 배민앱의 이동 거리 정확도는 28% 수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지난달부터 직접 서울 마포구·서대문구·중구·관악구·영등포구에서 모은 100건의 배달 데이터를 모아 분석했다. 그 결과 배민앱이 제시하는 예상 이동 경로와 실제 라이더들이 이동한 거리의 평균 오차가 약 350m에 달했다고 밝혔다. 실제 거리와 배민앱의 오찻값이 800m에서 1.9km에 달하는 경우도 11%나 됐고, 오찻값이 100m 이하로 거의 일치하는 경우는 28%에 불과했다. 배재훈 라이더유니온 서울지부 사무국장은 "배민앱의 예상 이동 거리의 값은 오토바이의 유턴, 일방통행, 좌회전 가능 여부 같은 교통정보를 제대로 고려하지 못해 실제보다 거리가 적게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들이 실제 이동 거리와의 오차에 민감한 것은 배민앱의 예상 이동 거리가 배달 수입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교통 법규를 준수하며 오토바이로 장거리 배달을 해야 하는 라이더들은 기본 배달료를 1,000원~2,000원씩 덜 받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사무국장은 "(배민 측이) 실거리제를 도입하는 대신 기본 배달료와 거리별 할증료가 삭감했는데, 사실은 실거리제도 아니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이날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을 사기 혐의로 서울 마포경찰서에 고발했다.


"배달 플랫폼 노동자에게 알고리즘은 취업 규칙... 공개해야"

배달노동자들이 지난달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4월부터 적용된 배민의 실거리 요금제가 실제 배달 거리를 반영하지 못하고 오히려 '거리 깎기'를 하고 있다며 관련 집회를 열고 있다. 뉴스1

배달노동자들이 지난달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4월부터 적용된 배민의 실거리 요금제가 실제 배달 거리를 반영하지 못하고 오히려 '거리 깎기'를 하고 있다며 관련 집회를 열고 있다. 뉴스1


라이더유니온은 배민앱이 라이더들의 일감과 배달료를 직접 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고용노동부가 나서 이를 구성하는 알고리즘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민규 플랫폼노동희망찾기 활동가는 "배달 플랫폼으로 일하는 노동자에게 앱 알고리즘은 노동자의 임금과 소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항목"이라며 "일반 기업으로 따지면 취업 규칙과 같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취업 규칙은 언제나 노동자가 열람 가능해야 하고 취업 규칙이 노동 조건에 영향을 주는 방향으로 변경되면 반드시 노조와 교섭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기존 내비앱은 도로정보에 교통정보가 반영된 것이지만 배민앱은 도로정보 기반으로만 거리가 산출된 것"이라고 인정했다. 상용 내비앱처럼 교통정보까지 반영하면 시시각각 도로 상황이 달라져 배달료를 측정하는 기준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알고리즘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각 회사마다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것"이라며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그는 "배달료 산정은 교섭 대상인 민주노총 서비스 연맹과 논의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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