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진에어 주식 전량 대한항공에 매각 공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결합 후
통합 LCC 출범 위한 발판 마련" 해석
매각대금 차입금 상환…재무구조 개선 기대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은 진에어 주식 전량을 대한항공에 매각한다고 13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한진칼의 자회사로 대한항공과는 자매사 관계였던 진에어는 이번 주식 매각으로 대한항공의 자회사, 한진칼의 손자회사가 된다.
업계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 이후 대한항공 측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측 LCC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등 3개 LCC를 통합해 대한항공 산하에 두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진칼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자사가 보유한 진에어 주식 2,866만5,046주(지분율 54.91%)를 6,048억3,200만 원에 대한항공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거래일자는 15일이며, 대한항공은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의 장내 취득을 통해 주식을 취득하게 된다. 2008년 대한항공이 100% 출자해 설립한 진에어는 2013년 한진칼에 편입됐다가, 이번 주식 매각으로 9년 만에 대한항공 자회사로 돌아온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출범을 앞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항공사(FSC)의 통합 LCC 출범을 위한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진에어와 통합하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행위 제한 위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손자회사는 증손회사 지분 보유 시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하는데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이 진에어에 통합되면서 지주사인 한진칼은 증손회사를 두지 않게 된다. 한진칼 측도 주식 취득 목적에 대해 "LCC 수직계열화를 통한 사업 시너지 추구"라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와 함께 한진칼의 재무구조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진칼은 주식 매각금액을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예정이다. 2020년 이후 자회사의 위기 극복을 위해 유상증자 참여 등의 지원을 해온 한진칼의 차입금은 이 과정에서 1조 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중복노선을 효율화하고, 노선 네트워크를 최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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