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당선인, 오 시장·유 당선인 잇따라 면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당선인도 조만간 만날 예정
국민의힘 반응에 따라 협치 성과 갈릴 듯

오세훈(오른쪽)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이 13일 오전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만나 서울시와 경기도 간 현안을 논의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이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을 잇따라 만나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 냈다. 공동 생활권인 수도권 유일의 야당 광역단체장으로 협치의 불쏘시개 역할을 자처하면서 취임 전부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김동연, 오세훈·유정복과 3자 협의체 구축 논의
김 당선인은 13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오 시장을 만났다. 이날 만남은 김 당선인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여야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두 사람은 덕담으로 당선 인사를 건넨 뒤, 초당적 협력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먼저 오 시장은 "주거나 교통, 환경 등 서울·경기·인천이 함께 마음을 모아 준비하고 시행해야 할 중요한 정책이 정말 많다"면서 "수도권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정책을 펴는 데는 당적도, 지역도 (따로) 없다"고 말했다. 이에 김 당선인도 "경기도와 서울시, 인천시가 광역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다"며 "서울시민이나 경기도민의 삶의 질 향상에 여야나 지연, 이념이 어디 있겠느냐"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서울과 경기, 인천 광역단체장 간 3자 협의체 구성에도 뜻을 모았다. 오 시장은 "오늘 만남이 계기가 돼 3자 협의체 등의 논의 구조가 만들어지고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고, 김 당선인도 "내각에서 같이 일했던 파트너인 인천시장(유 당선인)과 함께 3자가 다음에 같이 호프타임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초기 김 당선인은 국무조정실장으로, 유 당선인은 안전행정부(행정안전부) 장관으로 호흡을 맞췄던 경험을 언급한 것이다.

김동연(오른쪽) 경기지사 당선인과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이 13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G타워 민선8기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뉴시스
3자 협의체 필요성을 확인한 김 당선인은 이어 인천 송도국제도시로 이동해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유 당선인과 만났다. 김 당선인은 "경기도와 인천시는 협력할 일이 많이 있다"며 "(유 당선인과는) 대화하고 합리적으로 뜻을 맞춰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협력 파트너십 구축이 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 당선인도 "인천시와 경기도는 같은 생활권으로 경제·문화·환경 등을 공유하고 협력하는 관계"라며 "협력 관계를 잘 유지하느냐가 양 지역은 물론 대한민국 발전에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유 당선인도 김 당선인과의 과거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김 당선인은 개인적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1년 동안 함께 일한 국무회의 멤버"라며 "지난(민선 6기) 시장 시절 경기도와 수도권매립지, 교통 등 현안에 대해 공조해왔는데, 앞으로 더 끈끈한 공조관계를 만들어가겠다"고 언급했다.
남경필 만난 데 이어 임태희도 만날 예정

김동연(가운데) 경기지사 당선인이 7일 오후 경기 수원시 국민의힘 경기도당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정(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 김 당선인, 김성원 국민의힘 경기도당위원장. 연합뉴스
지난 1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김 당선인은 취임 이후 '협치'와 '중도'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일에는 국민의힘 경기도당을 찾아 '협치공약추진위원회'(가칭)를 제안했고, 8일에는 재임 기간 중 민주당 소속 인사들을 등용해 연정을 구체화했던 남경필 전 경기지사를 만나 조언을 구했다. 김 당선인은 조만간 여권 인사인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당선인과도 만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김 당선인 측 한 관계자는 "광역적으로 풀어야 할 현안이 많고, 주민 삶의 향상이 우선이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 당선인의 협치 행보는 여당 쪽 반응에 따라 성과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한 경기지사직 인수위원회에는 국민의힘에서 추천한 인사 2명이 합류할 예정이었지만, 구체적 움직임이 없다. 국민의힘 추천 인사 2명은 연대와협치 특위와 미래농어업혁신 태스크포스(TF)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향후 '협치'의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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