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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함선만 들인다면서 바다는 왜 파?"...미, '中·캄보디아' 밀월관계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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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함선만 들인다면서 바다는 왜 파?"...미, '中·캄보디아' 밀월관계 의심

입력
2022.06.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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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레암 기지' 심해항 준비 공사 정황 발견
캄보디아·中 "정상적 양국 우호 활동" 반박
공사 강행… 캄보디아-中 합동훈련도 재개

중국군의 동남아 전초기지로 의심받고 있는 캄보디아의 레암 해군 기지의 모습. 크메르타임스 캡처

중국군의 동남아 전초기지로 의심받고 있는 캄보디아의 레암 해군 기지의 모습. 크메르타임스 캡처

'레암 해군기지 중국화(化)' 논란을 일으킨 캄보디아가 중국과의 군사 밀월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이 트집을 잡는 것일 뿐, 정상적인 양국 우호 활동의 연장선이라는 논리다. 미국 역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실제 기지 개축 취지와 공사 움직임이 일치하지 않는 등 중국의 군사기지화 정황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13일 프놈펜포스트 등 현지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주(州)에 위치한 레암 기지 논란은 지난 2020년 11월 캄보디아 해군이 미군이 과거 기지 내에 설치해 준 고속단정 정비시설을 일방적으로 철거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캄보디아 해군은 "중소형 군함을 접안시키고 수리하기 위한 공사가 필요하다"고 철거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기지 증축 자금 전액을 중국으로부터 제공받은 캄보디아는 이후 간헐적으로 기지에 정박하던 미국과 호주·프랑스·영국 해군 등에 공사 정보를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미국이 지난 1월 확인한 레암 기지 앞바다에 정박한 바지선과 모래 준설선의 모습.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 캡처

미국이 지난 1월 확인한 레암 기지 앞바다에 정박한 바지선과 모래 준설선의 모습.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 캡처

수상한 정황에 미국은 위성을 통해 레암 기지 공사 동향을 파악했다. 그러던 지난 1월 미군은 레암 기지 해안에 대형 바지선과 모래 준설선 2척이 바다를 파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공사 이후에도 100톤(t)급 예인선 등 중소형 군함만 입항할 것"이라던 캄보디아의 주장과 달리, 500톤 이상의 대형 함선의 입출항이 가능하도록 사전 공사가 진행됐던 것이다. 이에 미군은 캄보디아 측에 "공사 의도와 향후 계획을 알려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캄보디아는 이날까지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중국의 기지 군사화 가능성을 발견한 미국은 캄보디아에 대한 압박을 멈추지 않고 있다. 미 국무부는 "신뢰할 만한 소식통을 통해 레암 기지 공사에 대한 의심 정황들을 계속 보고받고 있다"며 "캄보디아는 역내 안보 불안을 야기하는 행위를 절대 해선 안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도 "레암 기지를 심해 항구로 만들면 대형 함선을 다수 보유한 중국 해군의 동남아시아 운용이 훨씬 용이해진다"고 지적했다.

지난 1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가한 티반(오른쪽 두 번째) 캄보디아 국방장관이 현장 발표 내용을 듣고 있다. 프놈펜포스트 캡처

지난 1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가한 티반(오른쪽 두 번째) 캄보디아 국방장관이 현장 발표 내용을 듣고 있다. 프놈펜포스트 캡처

반면 캄보디아와 중국은 미국의 항의에도 '마이웨이'를 고수하는 중이다. 왕 웬티안 주캄보디아 중국 대사가 지난 8일 레암 해군기지 증축식 현장에서 "미국이 양국의 정상적 협력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한 데 이어, 프락 소콘 캄보디아 외교장관 역시 전날 "우리는 특정 국가에 대항하기 위해 또 다른 나라를 선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와 중국은 미국에 보란 듯 군사동맹 복원도 천명했다. 티반 캄보디아 국방장관은 지난 1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현장에서 "금명간 중국군과 '골드 드래곤' 훈련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골드 드래곤 훈련은 중국과 캄보디아 해군의 해양 군사 교류 행사인데,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년 동안 열리지 못했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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