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나의 중국 지지…대만 불안정 조성 자제하라"
中 "대만은 중국 일부…美 무기 수출 강력 규탄"
양국 이견에도 "건설적인 대화" 긍정 평가

로이드 오스틴(왼쪽) 미국 국방장관과 웨이핑허 중국 국방부장. 워싱턴·베이징=AFP·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국방장관이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대면 회담을 가졌다. 이날 양국은 서로에게 대만 지역의 불안정성을 심화하는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미국 CNN방송을 종합하면 이날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웨이핑허 중국 국방부장은 싱가포르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만나 미중 국방 관계와 지역 안보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샹그릴라 대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3년 만에 개최됐다.
미 국방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오스틴 장관이 '하나의 중국' 지지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은 웨이 부장에게 미국이 대만관계법, 미중 3대 코뮈니케(공동성명), 6개 보장에 따른 오랜 '하나의 중국' 정책에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오스틴 장관은 대만 해협 전체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 및 현상 유지에 대한 일방적 변경 반대를 재확인했다"며 "중국이 대만에 대한 추가적인 불안정 조성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중국 군용기의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진입 등 무력시위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웨이 부장은 대만의 불안정을 야기하는 건 대만과 '외부 세력'이라고 반박했다. 웨이 부장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그 동맹을 겨냥해 "현 상황을 바꾸려하는 건 중국 본토가 아니고 대만 독립 세력과 외부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며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미 관계의 정치적 기초"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최근 대만에 1억2,000만달러(약 1,500억 원) 규모의 무기 수출을 승인한 것과 관련해 "이는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엄중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중국은 이를 강력 규탄한다"는 입장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회담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오스틴 장관은 중국 측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물질적 지원을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에 웨이 부장은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군사 원조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담은 최근 대만을 둘러싸고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열렸다. 두 장관은 양국 충돌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 마련을 위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격론에도 불구하고 웨이 부장은 회담을 "솔직하고,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라고 평가했다.
앞서 오스틴 장관과 웨이 부장은 지난 4월 첫 통화 당시 대만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현안을 놓고 이견을 드러냈다. 당시 오스틴 장관은 대만을 향한 중국의 군사 도발과 남·동중국해에서 중국의 활동에 대한 강한 우려를 제기했다. 웨이 부장도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경고하고, 우크라이나 문제를 이용해 중국을 협박해선 안 된다고 응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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