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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 핵실험 앞두고 입 꾹 닫은 북한... '침묵'에 담긴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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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 핵실험 앞두고 입 꾹 닫은 북한... '침묵'에 담긴 전략은?

입력
2022.06.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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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2일차 회의 보도 없어... 김정은 집권 처음
정확한 의중 숨겨 핵실험 '모호성' 유지 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최근 ‘7차 핵실험’ 감행 여부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지만 정작 당사자 북한은 입을 꾹 다물고 있다. 국가 주요 사업 방향을 결정하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소집하고도 함구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으로 당 중심 ‘시스템 정치’가 정착된 뒤 전원회의 보도가 나오지 않은 건 처음이다. 특히 이번 회의는 당 말단 간부까지 참석 범위를 넓힌 ‘미니 당대회’급으로 열려 북한의 비공개 전략에 모종의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전날 열린 당 중앙위 제8기 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 2일차 소식을 한 줄도 전하지 않았다. 회의를 주재한 김 위원장의 사진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회의 다음 날 어김 없이 주요 내용을 매체를 통해 알린 전례에 비춰 매우 이례적이다. 당장 지난해 12월 닷새간 열린 4차 전원회의 때 매체들은 매회 논의 내용을 상세히 소개했다. 주민들에게 향후 정책 방향을 즉각 알려 김 위원장의 영도력을 각인시키기 위해서다.

북한 당국의 ‘은밀한’ 행보는 5차 회의 성격과 관련 있어 보인다. 북한은 지난달 12일 당 정치국 협의회에서 이달 초 전원회의 개최를 예고하면서 목적을 ‘국가정책 집행실태 중간평가’라고 밝혔다. 상반기 실행된 정책들의 득실을 꼼꼼히 점검하겠다는 뜻이다. 이 기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로 방역 허점이 드러난 만큼 신랄한 지적이 오가는 엄중한 회의 분위기가 조성됐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고위층의 실책을 ‘날 것’ 그대로 공개하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관심이 집중된 7차 핵실험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크다. 핵실험을 할지 말지, 의중을 최대한 숨겨 국제사회의 시선을 한반도 북쪽에 계속 붙잡아 두려 한다는 것이다. 한미를 압박할 유일한 카드가 핵실험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마저 외면받으면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잃을 것이란 계산이 깔려 있다. 여기에 이미 한미가 ‘풍계리 핵실험’을 기정사실화한 만큼, 굳이 먼저 ‘패’를 내보일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고려됐을 수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최근 다섯 차례 미사일 시험발사 관련 보도를 하지 않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정부 관계자는 “7차 핵실험 준비는 다 끝냈지만, 최고지도자의 결단을 노출하지 않아 도발 시점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피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대내적 목적도 일부 엿보인다. 코로나19로 출렁이는 민심을 일거에 잠재우려면 후속 대책까지 완벽히 마련한 뒤 한 번에 발표해야 정책 신뢰도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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