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흥행 여파가 너무 짙었던 걸까. '쇼다운' '비 엠비셔스' '플라이 투 더 댄스' '뚝딱이의 역습' 등 댄서들과 춤을 내세운 예능들이 줄을 잇고 있다. 제2의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노리지만 화제성이나 시청률 모두 예전 같지 않다. 특히 '스트릿 우먼 파이터' 리더들이 거듭 출연하면서 이미지 마모 등 마이너스 요소들이 더욱 짙다.
지난해 신드롬을 양산했던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를 떠올리게 하는 댄스 예능들이 꾸준히 시청자들을 찾고 있다. 최근 종영한 JTBC '쇼다운'은 댄스 열풍에 힘차게 뛰어들었지만 0%대 시청률을 면치 못했다. '쇼다운'은 월드클래스 대한민국 브레이킹 크루들이 자존심을 걸고 펼친 뜨겁고 치열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방송 초반부터 코로나 팬데믹으로 몸과 마음이 지친 관객들에게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사실상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갬블러크루 원웨이크루 등 한자리에 모으기 어려운 최정상 크루들이 총출동했지만 화제성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브레이킹이라는 장르적 생소함이 시청자들에겐 진입장벽이 됐고 결국 유입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이뤄졌다.
'스트릿 맨 파이터'의 스핀오프격인 '비 엠비셔스'도 스타성 넘치는 댄서들을 찾지 못한 채 종영했다. '비 엠비셔스'는 이달 비드라마 TV화제성 10위 안에 들지 못할 만큼 처참한 결과를 받았다. 댄서 모니카를 '팝핀 논란'으로 저격했던 댄서 브라더빈 출연 등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초래했고 이 역시 팬들을 사로잡지 못했다. 한 누리꾼은 모니카 저격 논란 당시 "댄서판 등 돌리게 만들어놓고 대중들 상대로 투표를 받으러 나왔다"면서 비판을 던졌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전과 다른 댄서 예능의 판도를 두고 새로운 얼굴의 부재와 연출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먼저 정덕현 평론가는 "중요한 것은 새로운 프로그램이 성공을 하려면 새로운 얼굴들, 새로운 스타가 나와야 한다. 스타가 발굴되지 않으면 프로그램 자체의 성공이 어렵다"고 화두를 던졌다. 정 평론가는 '스우파'의 성공 요인이 포맷의 새로움보다는 스타성을 갖고 있는 인물, 또는 집합체가 나왔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바라봤다. 굉장한 파괴력을 가졌던 '스우파'와 다르게 타 프로그램들이 아쉬운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이유다.
'비 엠비셔스'도 이 선상에서 스타 발굴을 이뤄내지 못했다. 이유를 묻자 정 평론가는 "남성보다 여성 출연자들이 더 주목받는 경향이 있다. 서바이벌에서는 출연자의 리액션이 중요하다. 여성 출연자들은 감정을 직접 드러내고 극단적으로 표현하면서 무대의 스토리를 만든다. 반면 남성들은 '쿨함, 멋짐'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중의 유입, 호기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연출적 접근이 아쉽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정 평론가는 "'쇼다운'은 취지가 좋았지만 대중성이 약했다. 이미 출연자들이 세계 최고라는 것은 정평이 됐기 때문에. 실력을 보여주기 위한 기예를 보여준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것보다 장르를 대중적으로 알리고 싶었다면 그것에 맞춘 포맷이 나와야 한다. 장르를 보여주는 방식이었다면 브레이킹이 어렵지 않다는 관점으로 시작해야 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스우파' 리더들의 과도한 방송 출연이 문제시됐다. 춤과 무대에서 가장 빛을 발하는 이들이 관찰 예능을 비롯해 다수의 예능에 출연했고 자신의 아우라를 소비했다. 결국 퍼포먼스의 신비로움 또는 아우라가 사라지게 됐다는 결론이다.
따라서 댄스 예능 연출진은 두 가지에 포커싱해야 한다. 좋은 기획으로 시작해도 연출적으로 대중의 유입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이유는 '기존 스타'와 '진입장벽'이다. 신예 발굴 없이 기존 스타들을 섭외하고 의지한다면 결국 이전과 비슷한 그림이 나오기 마련이다. 또 장르적으로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연출진은 스스로에게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잘 접근했는가'라는 의문을 던지며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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