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서울시·현대차 시범운행
이르면 8월 대국민 서비스 공개
"2027년 4세대 기술 상용화 목표"
#. 9일 오전 10시 30분. 버스와 자가용, 오토바이가 뒤얽힌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를 전기차 '아이오닉5' 두 대가 달리고 있다. 차선 변경과 제동은 물론 유턴까지 해내는 모습이 겉보기에는 여느 자동차와 다르지 않지만, 사실 이 차의 '인간 운전자'들은 핸들에서 두 손을 땐 채 전방만 주시하고 있다. 4세대(레벨4) 자율주행 '로보라이드'가 스스로 차를 몰고 있는 덕이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서울 강남구 현대오토에버 사옥에서 레벨4 자율주행을 선보이는 '자율주행 로보라이드(자율주행 택시) 시범 운행 착수 행사'가 진행됐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전략기획담당 사장 등이 참석해 자율주행 기술과 안전 현황 등을 점검했다.
이날 소개된 로보라이드 특징은 거의 모든 도로에서 운전자의 조작 없는 운행이 가능한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안전 운행을 위해 비상운전자가 탑승하기는 하지만, 돌발 상황이 발생해도 사람이 아닌 자율주행 시스템이 직접 대처한다. 레벨3가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에서만 자동주행이 가능하고 돌발 상황에서도 사람이 직접 조치해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진정한 의미의 자율주행 기술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다음 단계인 레벨5는 모든 도로에서 완전 무인 주행이 가능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레벨3는 상용화 기술을 확보해 올해 말 현대차의 자율차 출시가 계획돼 있다"면서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은 세계 각국이 개발·실증 중인 상황이고 우리나라는 올해 기술 실증 착수를 시작으로 2027년 상용화가 목표"라고 설명했다. 또 "이르면 8월부터 국민 누구나 강남구 일대에서 로보라이드를 무상 체험할 수 있도록 현대차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단계적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원 장관과 오 시장은 현대차 관계자들과 함께 로보라이드 '1호 승객'으로 탑승해 약 15분간 테헤란로를 달렸다. 원 장관은 "버스가 끼어드는 아찔한 순간이 있었지만 자율주행차가 방어 운전을 해서 끼어드는 줄도 몰랐다"며 "아직 제동이나 차선 변경에서 조금 덜컹거리는 느낌이 있지만 사람도 초보운전자와 숙련운전자가 있듯, 자율주행도 딥러닝을 통해 인간을 능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토부는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 확대 등 민간 기업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한 지원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원 장관은 "레벨4 자율차 판매를 위해 필요한 제작 및 판매 기준을 2024년까지 마련하고 3차원 정밀지도 등 자율주행에 필요한 인프라도 적극 확충하는 동시에 해킹 방지 방안과 사고 시 보험·책임 기준도 완비하겠다"며 "모빌리티 선도 국가로 자리 잡기 위한 혁신 로드맵을 올여름 마련하고 관련 법안도 국회에 제출해 조속히 입법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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