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트로터' 방식 수송기... 5명 탑승·최소 4명 숨져
3월 나토 훈련 중 추락 이어 3개월 만에 또 사고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미 해병대 소속 수송기 ‘오스프리’가 훈련 도중 추락해 최소 4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상륙전 등에 다용도로 활용돼 한국군이 도입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기종이지만 잇따른 사고로 기종 자체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 해병대 제3비행단에 따르면 해병대 소속 MV-22B 오스프리는 8일(현지시간) 오후 12시 25분쯤 캘리포니아주 남부 샌디에이고 인근 지상에 추락했다. AFP통신은 이 지역 임페리얼 카운티 당국을 인용해 사고 기체가 멕시코 국경에서 약 35km 떨어진 글라미스 마을 인근에서 추락했다고 밝혔다. 비행단 측은 “사고 기체에는 5명이 탑승하고 있었다”며 “긴급구조대와 군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익명을 요구한 연방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최소 4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사고 직후 해당 기체에 핵물질이 탑재돼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얘기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했으나, 군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오스프리는 이착륙 시 회전 날개(로터)를 기체 위에 두고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상승ㆍ하강하며, 순항 시에는 로터를 90도 회전해 프로펠러기처럼 비행하는 이른바 ‘틸트 로터’ 방식을 사용하는 군용기다. 1980년대 후반 미국 군수업체 벨과 보잉사가 함께 개발해 선을 보였다. 활동반경이 700㎞ 안팎에 달하고,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항공모함보다 더 작은 갑판을 지닌 수송함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최대 32명을 수송할 수 있으며 화물도 상당량 적재할 수 있어 특히 상륙전에서 다용도로 쓰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렇다 보니 군비 증강이 필요한 국가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미 일본 육상자위대는 2020년 지바현 기사라즈 주둔지에 오스프리를 초도 배치했으며, 총 17대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에는 주일 미 육군 항공대대와 일본 육상자위대의 합동훈련 ‘퍼스트 파이트 2022’에서 도쿄 인근을 비행 중이던 오스프리 사진이 공개되는 등 주력 수송기로 활용되는 모습이다. 영국 및 아랍에미리트(UAE) 등도 도입을 저울질하고 있다.
한국군도 오스프리를 도입할 것이라는 소문이 적지 않았다. 2015년 3월 실시된 한미 연합상륙훈련 도중 오스프리가 독도함 비행갑판에 이착륙한 뒤 도입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이어 지난해 6월 취역한 독도급 대형수송함 2번함인 마라도함의 갑판이 보강된 것이 오스프리 운용을 위한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다만 오스프리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은 문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가 지난 3월 북유럽 노르웨이에서 진행했던 ‘콜드 리스펀스’ 훈련 도중 오스프리가 추락하면서 탑승했던 군인 4명이 숨진 것이 대표적이다. LAT는 “1980년대 후반 시험 비행 이후 이날 사고까지 오스프리 관련 사고로 최소 46명이 숨졌다”며 “미국 국방부가 오스프리를 도입한 2007년 이후 추락 사고는 이번이 8번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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