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부터 강수량 늘어, 7월 10일 가뭄 해소 전망
평소 등산을 즐기는 심동은(42)씨는 지난 4일 북한산 향로봉을 올랐다가 진관사 계곡으로 내려오는 길에 깜짝 놀랐다. 평소 이맘때면 시원하게 흐르고 있을 계곡물이 지금은 물 한 방울 없이 바짝 말랐기 때문이다. 심씨는 "계곡을 보니 지금 얼마나 날이 가문지 피부로 느껴진다"고 했다.
지난겨울부터 시작된 극심한 가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가뭄은 경북 지역에 국한됐지만 이달 초부터 전국으로 확대됐다. 5일 충청과 남부 지역에 내린 비가 현충일인 6일 전국으로 확대되지만 일시적으로 건조함을 덜어줄 뿐 완벽한 가뭄 해갈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5일 기상청 수문기상 가뭄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5일부터 이달 4일까지 한 달간 전국의 평균 누적 강수량은 5.4㎜로 집계됐다. 이는 평년(103.1㎜)의 5.6% 수준이다. 이 기간 서울의 강수 일수는 4일에 그쳤고 울산을 비롯해 경북 포항, 경남 거창·합천 지역에는 단 하루도 비가 내리지 않았다. 올해 1∼6월 전국 누적 강수량 역시 평년의 절반에 못 미치는 48.2% 수준이다. 기상청 수문기상팀 한성민 사무관은 "가뭄은 최근 6개월 강수량을 비교해 측정한다"며 "6개월 평균 강수량이 평년의 65% 미만이면 약한 가뭄, 50% 미만이며 심한 가뭄"이라고 설명했다.
가뭄의 원인으로는 라니냐가 지목된다.
라니냐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차가워지는 현상으로, 마치 시소처럼 반대편 서태평양은 바닷물이 따뜻해진다. 뜨거워진 서태평양 공기가 한반도 부근의 고기압을 강화시켜 고기압에 막힌 비구름이 우리나라 상공에서 밀려 나가 가뭄 등 기상이변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된 라니냐는 올봄 사라질 것으로 관측됐지만, 예상을 깨고 아직도 세력을 확장 중이어서 지구촌 곳곳이 기상이변으로 신음하고 있다.
가뭄은 이달 중순 이후 저기압 영향으로 비가 오면서 자연스럽게 해소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6월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뭄정보시스템 역시 내달 10일에는 남부 지역에만 약한 가뭄이 남고 대부분 지역에서 가뭄이 해소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성민 사무관은 "6월에는 대개 장마가 찾아오니 중순, 하순부터 가뭄이 완화되기 시작해 7월 말경에는 거의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