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콩쿠르…첼로 부문 첫 한국인 우승자
현지 매체 "과감한 선곡에 환상적 연주"
세계 3대 클래식 음악 콩쿠르 중 하나인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첼로 연주자 최하영(24)이 우승했다. 첼로 부문이 2017년 신설된 후 두 번째 경연 만에 첫 한국인 우승자가 탄생한 것이다. 피아노· 첼로· 성악· 바이올린 부문이 한 해씩 돌아가며 열리는 이 대회에서 2015년 임지영이 바이올린 부문에서 우승한 후로는 7년 만이다. 현지 매체들은 최하영의 결선 무대 연주가 대중을 압도했다고 평했다.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2022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부문 결선 마지막 무대가 끝난 뒤 진행된 수상자 발표에서 최하영이 1위로 호명됐다. 질 르뒤르 심사위원장은 "콩쿠르에 참가한 모든 연주자들이 높은 수준의 연주를 들려줘 그 어느 해보다 풍성했다"며 "그럼에도 1위 수상자는 최하영"이라고 발표했다. 최하영은 시상식 직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이름이 불렸을 때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며 수상의 기쁨을 표현했다. 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관객들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며 "경연 내내 음악 축제에 참가한 느낌을 받았다"고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콩쿠르 우승자는 상금 2만5,000유로(약 3,400만 원)를 받는다. 한국인 첼리스트 정명화를 비롯해 세계적인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고티에 카푸숑 등이 올해 심사위원(14명)으로 참여했다.
최하영은 이번 콩쿠르 결선 자유곡으로 연주하기 까다롭기로 유명한 비톨드 루토스와프스키 협주곡을 선택해 주목을 받았다. 벨기에 주요 언론사 르 수아르는 "과감한 선곡에 환상적인 연주, 브라보"라고 극찬했다. 또 다른 현지 매체인 라 리브레 벨지크 역시 대담한 선곡에 놀라워하면서 "지능(선택), 기교뿐만 아니라 표현력에서도 논쟁의 여지가 없는 우승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정곡으로 독일 음악가 요르그 비드만의 미발표곡을 연주한 후 루토스와프스키 협주곡으로 브뤼셀 필하모닉과 협연해 풍부하면서도 섬세한 음색의 연주를 들려줬다.
2006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최하영은 브람스 국제 콩쿠르 최연소 1위,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 국제 첼로 콩쿠르 우승 등으로 유럽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한국예술영재교육원과 영국 퍼셀 음악학교를 거쳐 독일 크론베르크 아카데미를 졸업했고, 현재 베를린 국립예술대학에서 볼프강 에마뉘엘 슈미트 교수에게 배우고 있다. 이날 수상 소식이 전해진 후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번 수상은 음악을 향한 순수한 열정과 예술적 창조력, 도전정신이 빚어낸 결과"라며 "연습실과 무대를 오가며 쉬지 않고 달려왔을 최하영님에게 감사와 격려의 마음을 전한다"고 최하영에게 축전을 보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폴란드의 쇼팽 피아노 콩쿠르, 러시아의 차이콥스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음악 경연대회로 꼽힌다. 올해 바이올린 부문 결선 진출자 12명 중 4명이 한국인 연주자였다. 최하영 외에도 윤설, 정우찬, 문태국이 수준 높은 연주를 들려줬으나 입상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는 여러 한국인 입상자와 우승자가 배출됐다. 우승자로는 바이올린 부문에 임지영(2015년), 성악 부분에 홍혜란(2011년), 황수미(2014년) 등이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