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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새로운 팬데믹 될까?

입력
2022.06.05 17:4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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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헌 교수의 건강 제안]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현미경으로 본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모습. AP 연합뉴스

현미경으로 본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모습. AP 연합뉴스

방역당국은 지난달 31일 원숭이두창과 관련해 감염병 위기 정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8일에는 원숭이두창을 2급 법정 감염병으로 정하는 개정 고시를 내놓을 예정이다.

2급 감염병은 전파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격리가 필요한 감염병으로, 코로나19, 결핵, 수두 등 22종이 지정돼 있으며, 의료기관 등은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24시간 이내 방역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1958년 덴마크 실험실 원숭이에서 첫 발견돼 원숭이두창으로 명명된 이 감염병은 중앙ㆍ서아프리카 열대 우림 지역 다람쥐ㆍ겨울잠쥐 등 야생 설치류가 잠재 매개체로 추정된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사스코로나바이러스, 신종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코로나바이러스처럼 야생동물로부터 유래된 바이러스가 원인인 인수 공통 감염병이다.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와 달리 이번에 첫 발견된 감염병은 아니다. 1970년에 콩고에서 첫 인간 감염 사례가 확인된 후 아프리카에서 주기적으로 소규모 유행했다가 2017년 2,800명의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

2020년 6,300여 명의 의심 환자가 생겨 정점을 찍은 후 2021년에는 3,200명으로 다소 줄었다. 원숭이두창은 지난달 13일 풍토병 지역인 중앙ㆍ서아프리카를 벗어나 영국에서 첫 발생했다.

유럽과 미주ㆍ호주ㆍ이스라엘 등 아시아를 제외한 전 세계에서 500여 명의 확진자가 보고됐다. 하지만 이들은 풍토병 지역인 아프리카에 다녀온 적이 없고, 감염자와 신체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감염 동물로부터 전염될 수 있는 인수 공통 전염병이지만, 피부 병변ㆍ체액ㆍ호흡기 비말ㆍ오염 침구ㆍ의복 등을 매개로 인간 사이에도 전파할 수 있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 잠복기는 5~21일이며, 발열, 두통, 근육통, 요통, 림프절 비대, 오한, 허약감 등을 시작으로 1~3일 후 얼굴을 중심으로 발진 증상을 보이며 몸의 다른 부위로 퍼져 나간다.

작은 융기성 발진은 수포(물집)와 농포(고름집) 등으로 진행되며 2~4주간 증상이 지속되고, 대개 자연 회복되지만 1~10%가 사망한다. 특히 어린이ㆍ임신부ㆍ면역저하자는 사망률이 높다.

원숭이두창 진단은 피부 병변 조직이나 병변에서 나오는 분비물ㆍ딱지ㆍ혈액을 PCR(중합 효소 연쇄 반응) 검사, 항원 검사, 효소 결합 면역 흡착 검사나 바이러스를 배양해 확진한다.

원숭이두창에 감염되면 최근 개발된 항바이러스제와 항체 치료제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천연두ㆍ원숭이두창 백신이 2019년 미국식품의약국(FDA) 시판 허가를 받았지만 국내엔 도입되지 않았다. 또한 교차 면역으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를 85% 예방하는 천연두 백신이 국내에 3,500만 명분이 비축돼 있다.

원숭이두창이 아시아를 제외한 전 세계에 퍼진 현 상태는 이미 풍토병 범주를 넘어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호흡기 전파보다 감염자와 밀접한 신체 접촉이 주된 전파 경로로 추정된다.

따라서 코로나19보다 전파 차단이 용이하고, 백신ㆍ치료제가 있기에 팬데믹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증상 있는 사람과 피부 접촉을 피하고, 안전한 성생활과 손 씻기 등 개인위생에 힘쓰는 것이 예방에 가장 중요하다.

강제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강제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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