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댄스 열풍을 일으킨 K-댄서들이 모였다. 이제는 한국이 아니라 해외로 무대를 넓힌다. 스트리트 댄스의 본고장 미국을 찾은 이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거리를 개성 넘치는 댄스로 물들였다. 안방극장을 집어삼킬 댄서들의 에너지에 기대가 모인다.
3일 서울 성동구 한 카페에서 만난 JTBC '플라이 투 더 댄스' 출연자들의 얼굴엔 설렘이 가득했다. 이번 방송에는 '스우파' '스걸파'로 대중적 인기를 얻은 아이키 가비 리정 하리무, 원조 춤꾼 리아킴과 떠오르는 뉴페이스 러브란 에이미가 출연한다.
몸은 힘들지만 행복했던 순간들
이날 현장에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아이키와 리정 등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왜 춤을 추는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한마디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댄서들이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고 힐링의 시간을 가졌음을 짐작케 했다.
쉽지 않은 도전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리아킴은 "어려웠던 기억은 많이 없다. 너무 재밌고 행복하고 즐거웠던 기억"이라며 "진짜 빡세긴 했다. 쉽고 편하게 했단 건 아니다. (그러나) 감정적으로 힘들다는 건 없었다. 몸이 힘든 건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정신적으로는 행복하고 매 순간 꿈같고 즐거웠다. 중간중간 어려움이 있었는데 크게 개의치 않고 재밌게 넘길 수 있던 건 멤버들이 어떻게 이렇게 모였을까 싶을 정도로 긍정 바이브를 가진 분들만 모였다. 어려움이 있어도 '하다 보면 되겠지' 하면서 잘 넘기고 이래서 나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힘을 받은 거 같다"고 덧붙였다.
러브란은 "내가 안무를 잘 못 외운다. 수업을 할 때도 내가 가르치는 것도 까먹곤 하는데, 우리가 90곡 정도 넘는 곡을 하는데 따라잡기가 죄송스러울 정도로 어려웠다. 다들 옆에서 너무 도와줬고 별 탈 없이 잘 마무리가 됐다"면서 힘들지만 재밌는 경험이었다고 고백했다.
지역별로 달랐던 관객 반응
댄서들은 뉴욕의 상징 타임스퀘어, LA 베니스 비치, 헌팅턴 비치 등에서 길거리 춤 버스킹 공연을 펼쳤다. 지역별로 관객들의 반응도 달랐다. 리아킴은 "뉴욕에서는 '와 멋있다' 하고 보는 느낌이라면, LA는 첫 번째 장소에서 춤추기 시작했는데 사람들이 같이 와서 추더라. 나와서 '나도 할래' 하는 느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리무는 "미국 가기 전부터 뉴욕과 LA에 제일 가고 싶었다. (반응이) 다를 거라고 예상은 했다. 곡을 선정할 때도 뉴욕 바이브와 LA 바이브를 생각해서 선정했다. 둘 다 좋아서 고르기 어렵다. 다만 뉴욕은 너무 추웠다"고 회상했다.
장르와 아이디어, 표현 방식은 가지각색이지만 댄서들은 미국에서 하나가 됐다. 피를 말리는 경쟁이 아니라 그저 행복하게 온몸으로 춤을 받아들이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짐꾼이자 음악감독으로 함께한 헨리 역시 '잊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음악과 춤으로 치유된 헨리
특히 헨리에겐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갑작스레 친중 논란에 휘말리며 심신이 피폐해져있던 시기였다. 진심이 왜곡되고 화살이 날아들던 힘든 시간을 댄서들과의 우정, 음악을 통해 치유 받았다. "힘들 때 도와주는 친구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하잖아요.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어요. 다시 음악에 빠지게 된 거 같고 사랑하게 된 거 같습니다."
처음에 헨리는 춤을 안 추려고 했단다. "PD님이 저한테 음악만 하고 편곡만 하면 된다고 했어요. 사실 전 어릴 때 춤으로 캐스팅이 된 사람이거든요. 춤보다 음악에 집중해야겠단 생각으로 활동했는데, 이번에 편곡하면서도 춤추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댄서들의) 에너지가 너무 넘쳐서 끼고 싶은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못 참아서 제가 춤추는 걸 가끔씩 볼 수 있어요."
송광종 PD는 캐스팅 비하인드에 대해 밝히며 "뉴페이스가 있어야 새 프로 같지 않나"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새 인물을 찾을 때 다양한 춤을 보여줄 수 있는 차별화된 장르의 댄서를 찾았다. 각고의 노력 끝에 러브란을 찾아 섭외했고, 보깅이라는 장르가 뉴욕과 '찰떡'이겠다는 판단을 했다. 에이미에 대해선 "언니들 라인과 막내 라인을 맞춰야 해서 어린 분들 중에 찾고 있었다. 힙합 쪽 춤 영상을 봤는데 엄청 잘 추더라. 아이돌같이 그런 이미지가 있었다"고 전했다.
PD와 출연진들의 자신감보다 더 기대감을 자극한 건 이들이 행복하게 프로그램에 스며든 모습이었다. 뭐든 하는 사람이 즐거울 때 보는 사람도 즐거운 법이다. 여행에 목마른 시청자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 '플라이 투 더 댄스'는 3일 오후 10시 50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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