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
"미 캘리포니아처럼 고온·건조한 산불
밀양 부북면의 건조한 날씨도 이례적"
"여름 산불이 숲에 주는 피해 연구해야"
3일 경남 밀양시에서 발생한 산불이 나흘째 지속된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6월 대형 산불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기후변화에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날까지 현장을 조사했던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에서 산불 기록을 데이터화한 게 1986년부터인데 이후 6월 대형 산불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상 산불은 3월 말 4월 초에 집중된다"며 "한여름 산불은 이례적 이상 현상으로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재해 재난"이라고 강조했다.
서 위원은 이번 산불의 가장 큰 원인으로 건조한 날씨를 꼽았다. 이 역시 이례적인 건조함이라고 했다. 산불 발생지역인 부북면의 70대 주민들도 "이런 건조는 처음 봤다"고 입을 모았다고 했다.
서 위원은 "산불이 기후위기의 대표적 재난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던 미국 캘리포니아와 호주 산불도 전부 한여름에 고온 건조한 상태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신록이 우거질 때의 산불, 숲에 더 큰 피해 주는 듯"
서 위원은 "6월 대형산불은 처음이기 때문에 산불 연구하시는 분들께도 많은 숙제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봄철 산불보다 수목이 받는 영향은 더 극심하지 않은가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이미 잎이 만발했기 때문에 숲의 피해가 울진 산불 때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울진 산불 때는 잎이 완전히 떨어져 나무가 동면하듯 잠을 자고 있었기 때문에, 불이 밑둥의 1m까지 파고 들어갔는데도 굴참·신갈·상수리나무의 피해가 거의 없었다"고 비교했다.
밀양 산불 발생 나흘째인 이날 오전 7시 기준 진화율은 92%다. 주불도 오전 중으로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서 위원은 이번 산불이 예상 외로 장기화됐다고 했다. 그는 그 이유로 "울진 산불처럼 연기가 상당해 진화헬기가 접근할 수 없었고, 최초 발화지점의 지형이 가팔라서 지상진화 효과가 발휘되지 못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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