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 54명 찬성 필요.. "이미 40명대 넘어"
'불신임 가결' 위해선 180석 필요... 속도 조절론
친존슨 세력 "여왕 70주년 잔치에 재뿌리지 말라"
영국 집권 보수당이 보리스 존슨 총리를 놓고 ‘자중지란’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속 총리실 직원 등이 술파티를 벌였다는 이른바 ‘파티게이트’에 연루된 존슨 총리를 더 이상 안고 갈 수는 없다는 보수당 내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좀 더 세를 불려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존슨 총리 측근들의 반격도 예상되면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즉위 70주년 ‘플래티넘 주빌리’가 여당 내 계파 싸움으로 얼룩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수당 내 반(反)존슨 총리 세력이 이르면 다음 주 초 존슨 총리 불신임안을 평의원 모임 ‘1922위원회’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가디언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존슨 총리가 파티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수 그레이 보고서’ 공개 이후 총리가 더 이상 직을 유지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피력한 하원의원 수는 이미 40여 명을 넘었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문제는 총리 불신임안 제출 시기다. 보수당 당규상 총리 불신임을 개시하기 위해서는 소속의원 360명 중 15%인 54명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미 위원회에 서한을 보낸 의원의 수는 최소 2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각료 중 최소 2명 이상이 이에 합류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그레이엄 브래디 1922위원회 위원장은 불신임안 제출 인원에 대한 확인을 거부했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하지만 되레 강경 반존슨파 의원들이 불신임안 제출을 늦춰달라고 요구하는 기류다. 54명이 모여 불신임안을 제출한다고 한들, 최소 180명 이상이 불신임안에 찬성해야 총리를 축출할 수 있게 되는 만큼, 세를 충분히 규합한 후 확실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얘기다. 더욱이 불신임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당규상 최소 1년은 불신임안을 다시 제출할 수 없다는 점도 고민을 깊게 한다. 로버트 헤이워드 보수당 상원의원은 가디언에 “(불신임안 제출 개시를 위한) 54명은 비교적 달성하기 쉽지만 180명을 모으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내가 총리 지지자라면 최대한 빨리 불신임안을 처리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각 내 결사 옹위 세력들의 반발도 거세다. 나딘 도리스 문화부 장관은 반(反)존슨 세력을 ‘음모론자’로 규정하면서 “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노동당의 편에 서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B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인적 야망이 있는 한두 사람이 내각을 전복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프리티 파텔 내무장관은 “물가 등 직면한 문제 해결 대신 당 내분에 의원들이 휩쓸린다면 유권자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플래티넘 주빌리 행사를 존슨 총리에 대한 도전으로 덮지 말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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