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간 군사적 긴장감 관리 차원 조치인 듯
미국 국무부가 지난달 홈페이지에서 삭제한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최근 복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갈등할 여지를 줄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3일 국무부 홈페이지의 '미국-대만 관계 개황 보고서(fact sheet)'를 보면 "우리는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We do not support Taiwan independence)"는 표현이 포함돼 있다. 최근 업데이트 날짜가 지난달 28일로 돼 있는 점으로 미뤄 이 무렵 해당 문구를 다시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무부는 지난달 5일 이 보고서를 4년여 만에 수정하면서 “미국은 중화인민공화국(PRC) 정부를 중국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한다”는 문구와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삭제했다. 대신 “미국은 대만과 비슷한 가치, 깊은 상업과 경제적 연결, 강력한 인적 유대를 공유하며, 이는 우정의 토대를 형성하고 대만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확대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는 새로운 문구를 넣었다.
이에 조 바이든 행정부가 표면적으로나마 유지해온 '하나의 중국' 원칙을 변경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 국무부는 당시 “대만에 대한 정책이 바뀐 것은 없다”고 해명했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한·일 순방에서 대만 문제에 대한 군사적 개입 의지를 밝히면서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불렀다.
외교가에선 이번 보고서 수정을 두고 미중 간 '긴장 관리' 차원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대만 개입'을 시사한 미국 측의 언행이 잇따르던 지난달 랴오닝함 항공모함 전단의 최장 원양 훈련을 공개하는 한편, 군용기 30대를 동원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무력화하는 등 군사 시위의 강도를 높여 왔다. 이에 미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개입 가능성은 열어두되,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군사적 긴장을 한 템포 늦추는 조치를 취했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중국은 오는 10~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계기로 미중 국방장관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성사될 경우 3년 만의 미중 국방당국 수장 간 대면 소통이 이뤄지는 것으로 미중 간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대만 문제가 최우선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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