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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과소평가한 미국, 양적긴축 시작... "경제 허리케인" 경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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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과소평가한 미국, 양적긴축 시작... "경제 허리케인" 경고도

입력
2022.06.02 20: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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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텝 이어 시중 유동성 회수 조치
"인플레 잡다 경기 후퇴" 우려도
꺾인 투자심리... 환율 15원 급등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가운데) 미 대통령이 제롬 파월(왼쪽)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가운데) 미 대통령이 제롬 파월(왼쪽)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부터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에 착수한 가운데,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미국 경제를 침체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이 22년 만에 단행한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과 역대 최대 규모의 양적긴축이란 '쌍끌이 돈줄 죄기'가 미국과 세계 경제에 충격파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빅스텝 이어 양적긴축 단행... 연내 650조 회수

2일 연준과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달부터 만기가 도래한 월 475억 달러 규모의 국채 및 주택저당증권(MBS)을 줄이는 양적긴축을 실시해, 9월부터는 월 950억 달러로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연준의 스케줄대로라면 올 연말까지 최대 5,225억 달러의 연준 자산이 감소하고 시중 자금도 그만큼 줄어든다. 우리 돈 655조 원에 달하는 규모다.

양적긴축은 중앙은행이 보유하던 채권이 만기가 되면 받은 돈으로 다른 채권을 사지 않는 방식으로 시중 자금을 거두는 통화정책이다. 연준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 3월 경기 부양을 위해 매달 1,200억 달러씩 국채와 MBS를 사들이며 사실상 무제한 돈풀기를 시행해왔다.

미국 경제를 코너로 몰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초 22년 만에 빅스텝을 단행한 연준은, 당시 양적긴축으로 돈줄을 확실히 조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물가 잡으려다 경기 잡는다" 잇따르는 침체 우려

하지만 현지에선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조치가 의도치 않게 미국 경제를 후퇴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전날 한 금융 콘퍼런스에서 "경제에 허리케인이 닥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번 양적긴축이 역사상 최대 규모인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시장 불안 등을 감안할 때 그 어느 때보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진단이다.

연준은 물론 미국 행정부가 인플레이션 대응 시기를 일찌감치 놓친 만큼, 앞으로도 긴축 속도전에 나설 수밖에 없을 거란 전망도 있다. 최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해 인플레이션 위협을 과소평가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예상치 못한 큰 충격이 경제에 닥쳤다"고 CNN방송에서 말했다.

이에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침체)'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잇따른다. '닥터 둠(비관론자)'으로 유명한 누리엘 루비니 미 뉴욕대 교수는 최근 "앞으로 경제는 경착륙과 낮은 물가로의 복귀, 또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어느 쪽이든 2년 안에 경기 침체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래픽=김문중 기자

그래픽=김문중 기자


투자심리 위축... 원·달러 환율 15원 급등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우려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 심리는 재차 위축됐다. 1일 뉴욕증시가 1% 미만 하락세로 마감한 가운데,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8% 상승했다.

2일 코스피는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세에 1% 하락하며 4거래일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무려 14.9원 급등한 1,252.1원에 마감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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