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과 함께 ‘월드컵 4강 신화’를 쓴 거스 히딩크(76ㆍ네덜란드)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토트넘)을 극찬했다. 2002 월드컵에 손흥민이 함께 했다면 결승에 올랐을 거라며 손흥민을 치켜세웠다.
히딩크 감독은 2일 서울 더플라자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02 월드컵 20주년 기념 오찬'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2002년에 손흥민이 있었다면 (4강이 아닌) 결승에 오를 수 있었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엷은 미소를 띠던 그는 “아주 쉬운 질문이다. 간단히 ‘예스’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손흥민은 모든 팀이 탐낼 만한 선수고 뛰어난 인성까지 갖추고 있다. 팀에 큰 보탬이 됐을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2021~22시즌 EPL에서 23골을 터뜨리며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와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유럽 5대 빅리그(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잉글랜드)에서 아시아 선수가 득점왕을 차지한 것은 손흥민이 최초였다.
히딩크 감독은 앞서 한 인터뷰에서도 브라질 간판 공격수 네이마르와 손흥민 중 한 명을 고르라는 질문에 주저 없이 손흥민을 꼽았다. 그는 “네이마르도 세계적인 선수지만 올 시즌 경기력만으로 본다면 손흥민이 단연 우위에 있다”면서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부터 측면 공격수, 공격형 미드필더 등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팀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자리에 그를 기용했을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4강 신화를 이끌었던 히딩크 감독이 한일 월드컵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을까? 히딩크 감독은 다소 의외의 답을 내놓았다. 첫 경기였던 폴란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2-0 승)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기억에 남는 장면이) 너무 많아 쉽지 않지만, 감독으로서는 대회에서 다음 라운드 진출을 위해 첫 경기가 중요했다"면서 "이탈리아와 16강, 스페인과 8강전도 대단한 승리였지만 폴란드전 승리가 한국이 대회에서 놀랄 만한 성적을 거두는 데 발판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내 별명은 '오대영'이었다. 프랑스, 체코에 대패했고 부정적인 닉네임이 붙었다. 우린 힘든 길을 걸었지만 당시 협회에서 날 전적으로 지지하고 믿어줬다. 덕분에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올해 카타르 월드컵에 나설 한국 대표팀에 대해 히딩크 감독은 "손흥민이 토트넘이란 팀에서 뛰는 것에서 알 수 있듯 한국 축구는 지난 20년 동안 많은 성장을 했다”면서 “그 동안 준비한 것들을 제대로 보여주기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한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마련한 이날 오찬에는 정몽준 협회 명예회장과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 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 최용수 강원FC 감독, 박지성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 등 200여 명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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