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묵시위' 용혜인씨 카톡 압수수색 취소
검찰, 재항고 끝에… 대법원 판결 6년 만에 나와
세월호 피해자 추모집회인 '가만히 있으라'를 기획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당시 대학생)에 대한 경찰의 카카오톡 압수수색이 위법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원이 압수수색을 취소한 뒤 6년 만에 나온 확정 판결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검찰이 용 의원의 카톡 메시지 압수수색을 취소한 법원 판단을 취소해달라고 제기한 재항고를 기각하고 법원 결정을 확정했다.
2014년 5월 18일 대학생 신분이던 용 의원은 세월호 희생자 추모집회인 '가만히 있으라'를 기획했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용 의원의 카톡 대화내용 등을 카카오 법무팀을 통해 압수수색했다. 카카오 법무팀 직원은 용 의원의 이틀치 카톡 대화방 57개의 내용을 경찰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은 이후 침묵행진을 하는 과정에서 미리 신고한 장소의 행진이 끝났는데도 참가자 150여 명과 도로를 점거하고 연좌 시위한 혐의 등으로 용 의원을 기소했다.
용 의원은 수사당국이 자신의 카톡을 압수수색한 사실을 재판 과정에서 알게 됐고, 압수수색 사실을 통보받지 않았다며 준항고를 제기했다. 준항고는 검찰과 경찰 처분에 이의가 있을 때 법원에 이를 취소·변경해달라고 청구하는 제도다.
법원은 용 의원의 준항고를 받아들였다. 법원은 "형사소송법상 압수수색시 '급속을 요할 때'는 피의자에게 알려주는 절차를 생략할 수 있지만, 여기서 '급속을 요하는 때'란 미리 알려주면 증거를 은닉할 염려가 있을 때"라며 "카톡 대화내용과 계정 정보는 압수수색의 급속을 요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법원 판단에 불복해 재항고했다.
대법원은 2016년 초 사건을 접수한 뒤 6년 동안 심리를 거쳐 최근 검사의 재항고를 기각했다. '급속을 요하는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원심 판단은 잘못됐지만, 압수수색 절자가 전반적으로 위법하게 진행됐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압수수색 영장의 원본을 제시하지 않은 점이나 카톡으로부터 입수한 전자정보에서 혐의와 관련해 선별 없이 일체를 출력해 증거물로 압수한 건 위법하다"며 "용 의원에게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고, 압수한 전자정보 목록을 교부하지 않은 것도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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