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창용 "이번 인플레 진정 뒤 '장기 저성장' 배제 못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창용 "이번 인플레 진정 뒤 '장기 저성장' 배제 못해"

입력
2022.06.02 15:10
21면
0 0

'변화하는 중앙은행 역할' 주제로 콘퍼런스 개최
"폴 크루그먼 조언과 달리, '돈 풀기' 지속은 의문"
"코로나 이후 신흥국 통화정책은 풀어야 할 과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2 BOK 국제 콘퍼런스'에서 개회사 및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2 BOK 국제 콘퍼런스'에서 개회사 및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일 “이번 인플레이션이 진정됐을 때 한국, 태국, 그리고 어쩌면 중국 등 인구고령화 문제에 직면해 있는 일부 신흥국에게 있어 저물가와 저성장 환경이 도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변화하는 중앙은행의 역할: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열린 BOK 국제 콘퍼런스 개회사에서 이같이 말하며 ‘장기 저성장’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장기 저성장(secular stagnation)은 세계 경제의 일시적 부진에 따른 경기 둔화가 아닌 인구증가율 둔화·소득불평등 심화 등에 따른 잠재성장률의 장기적인 정체 혹은 하락 현상을 뜻한다.

이 총재는 “장기 저성장의 흐름이 다시 나타날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이전에 활용했던 정책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 침체를 극복하고자 미국 등 각국 중앙은행은 시장에 돈을 푸는 ‘양적 완화’라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도입했지만 장기 저성장을 피할 수 없었다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이 총재 역시 장기 저성장 극복방안으로서 양적 완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폴 크루그먼 교수가 선진국 중앙은행에게 조언한 것처럼, 한국이나 여타 신흥국들도 '무책임할 정도로 확실하게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고 약속)’ 해야만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크루그먼 교수가 강조한 완화적 통화정책이 신흥국에게 있어선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총재는 이어 "선진국과 같은 비전통적 정책수단 활용은 자칫 통화가치 절하 기대로 이어져 (신흥국의) 자본 유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이후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해선 이번 콘퍼런스의 과제로 남겼다. 이 총재는 “대규모의 글로벌 유동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코로나 위기 극복 과정에서와 비슷한 수준의 확장적 정책이 다시 이뤄진다면 환율과 자본 흐름 및 인플레이션 기대에 미치는 함의는 사뭇 다를 것”이라며 "저물가·저성장 국면에 대비한 신흥국만의 효과적인 비전통적 정책 수단은 무엇인지 분명한 답을 찾기 쉽지 않으며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