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무역대표 회담 후 '21세기 이니셔티브' 출범
IPEF 배제 후 새 협력 틀 마련...中 경제 압박 가속
블링컨 국무 "中, 反자유 질서 추구...북핵 등 협력"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해 12월 28일 타이베이 국방부에서 연설하고 있다. 타이베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1일(현지시간) 대만과 새로운 경제ㆍ무역 관계를 맺기 위한 협의체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중국을 겨냥한 공급망 강화 및 새로운 경제 포위망 구축 차원이다. 또 중국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를 고리로 관련 제품 수입을 금지하는 ‘위구르강제노동방지법’ 발효도 준비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중국이 추구하는 질서는 반(反)자유주의적”이라며 비판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미 CNN,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세라 비앙키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 덩전중 대만 경제무역협상판공실 대표는 이날 화상 회담을 갖고 ‘21세기 무역에 관한 미ㆍ대만 이니셔티브’ 출범 사실을 발표했다. 중국을 의식해 지난달 23일 출범한 인도ㆍ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13개 회원국에서 대만을 배제했던 미국이 대만과 따로 IPEF에 준하는 경제 협력 틀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미국과 대만은 이달 말 미국에서 이니셔티브 첫 회의를 열어 반부패, 디지털 무역, 노동권, 환경 기준, 비시장 접근 관행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IPEF 출범 당시 4대 축과 유사한 내용이다. 미 당국자는 “이번 이니셔티브는 대만과의 새로운 경제 관련 로드맵을 신속히 수립하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대만의 IPEF 참여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도 밝혔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할 것이라고 하면서도 대만과 더욱 밀착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만 방어를 위한 군사 개입 의향’ 발언 등으로 중국이 발끈하는 안보협력 원칙의 선을 넘나들기도 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하루 전 태미 더크워스 미 민주당 상원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대만군과 미국 주방위군 간 협력 추진 방침도 밝혔다.
미국은 또 반도체 공급망 강화 차원에서도 대만의 역할을 주목하고 있다. 대만 TSMC는 삼성전자와 함께 백악관 주도 공급망 회의에 계속 참석하면서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만을 ‘선도적인 민주주의, 기술 강국, 핵심 경제ㆍ안보 파트너’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은 오는 21일부터 신장 지역 생산 제품 미국 수입을 사실상 금지하는 위구르강제노동방지법도 시행한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의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물론 미국은 중국을 압박하면서 뒷문도 열어주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100주년 행사 화상 대담에서 미중 간 근본적 차이를 언급하며 “우리가 구축하려는 질서는 본질적으로 자유적이지만 중국이 추구하는 질서는 반자유주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후변화, 비확산 문제 등에선 중국과 협력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북한과 이란 핵문제를 거론하며 “중국은 힘과 영향력을 사용할 엄청난 능력을 갖추고 있고 우리는 이를 환영할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의 최대 경쟁국인 중국을 견제하겠지만 중국을 주요 플레이어로 인정하고 협력할 분야에선 함께할 길을 찾겠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측은 수교국이 대만과 어떠한 형태로든 공식 교류를 하는 것에 일관되게 반대해왔다"며 "미국이 대만 카드를 고집하는 것은 중미관계를 위험한 지경에 빠뜨릴 뿐"이라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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