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위기경보 '심각'·소방동원 1호 발령
인근 주민 100여가구 476명 대피 명령
31일 경남 밀양시에서 발생한 산불이 빠르게 확산되며 당국의 대응 수위가 최고 단계로 격상됐다. 산림 당국은 24시간 안에 불길을 잡기 위해 가용 장비를 최대한 투입해 조기 진화에 애쓰고 있다.
이날 산불은 오전 9시 25분 밀양시 부북면 춘화리 야산에서 발생했다.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계속 확산하자, 산림당국은 오전 11시 45분을 기해 '산불 3단계' 및 산불 국가위기경보 '심각'을 발령했다. 산불 3단계는 피해 추정면적이 100∼3,000㏊ 미만에, 초속 11m 이상 강풍이 불고 진화 시간이 24∼48시간 미만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소방청도 전국 소방 동원령 1호를 발령했다. 소방청은 부산 대구 울산 경북 등 4개 광역시도에 가용 가능한 소방인력과 자원을 밀양 산불 진화에 투입했다. 산림청 소방청 경남도 밀양시는 소방인력과 공무원, 의용소방대원 등 1,700여 명을 산불 현장에 투입했다. 군 헬기를 포함해 헬기 40대도 띄워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현지 브리핑을 통해 "(31일 중 진화가 안 되면) 야간 진화 계획을 세워 진화를 완료하겠다"며 "가용 장비를 최대한 써서 주불을 잡을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산불 규모가 커지면서 밀양시 많은 지역이 연기 등의 간접 영향을 받고 있다. 밀양시 관계자는 "밀양 일대는 건조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대기가 메마른데다, 때마침 강한 바람이 불면서 불길이 계속 번지고 있다"며 "바람을 탄 불길이 이산에서 저산으로 계속 옮겨붙고 있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산불 현장과 밀양시청 사이에 위치한 밀양구치소는 산불 확산으로 인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구치소 수용인 391명을 대구교도소로 이송하기도 했다.
현장 주민들은 연기가 바람을 타고 빠르게 퍼지면서 비교적 거리가 떨어진 밀양 삼랑진에까지 연기가 보인다고 전했다. 낙동강을 경계로 밀양시와 접한 김해시에도 연무가 관측되고 탄 냄새가 나고 있다. 김해시는 산불 발생으로 연기와 재 날림이 예상된다는 안내 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산불 현장 야산 아래에는 화산·용포마을 등 민가와 축사, 춘화농공단지가 있다. 소방당국과 밀양시는 불길이 민가를 덮칠 가능성에 대비해 마을 쪽에 방어선을 구축했다. 산림청은 산불이 난 곳과 180m 떨어진 100가구 주민 476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