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두 편이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나란히 수상했다. 2019년 칸에서 영화 ‘기생충’이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지 3년 만에 한국 영화가 다시 국제 영화계를 휘어잡는 쾌거를 올린 것이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75회 칸영화제 시상식에서 배우 송강호가 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남자 배우가 이 부문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앞서 강수연(1987년 베니스영화제) 전도연(2007년 칸영화제) 김민희(2017년 베를린영화제) 등 여배우들이 3대 국제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석권했고 2021년에는 윤여정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여배우들의 수상 행렬에 남자 배우도 가세하며 한국 영화사에 새 기록을 추가한 셈이다.
이날의 또 다른 주인공은 박찬욱 감독이었다.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는 등 칸에서 이미 인정받은 박 감독은 올해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까지 거머쥐었다. ‘취화선’(2002)의 임권택 감독 이후 두 번째 감독상 수상이다.
이날 영예를 안은 송강호 배우나 박찬욱 감독은 그간 주요 국제 영화제에서 여러 차례 후보로 거론돼와 언제 수상해도 놀랄 일은 아니었다. 이번 수상으로 이들의 진가와 명성이 재차 공인된 것이다. 한국 영화는 깜짝 수상에 감격할 단계를 이미 넘어섰다. 영화뿐만 아니라 대중음악과 드라마 등에서도 한류 콘텐츠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어 한국 문화는 그야말로 황금기를 구가하는 중이다.
특히 이번 수상은 코로나19로 영화계가 극심한 침체기를 겪다가 기지개를 켜는 시기여서 그 의미는 더욱 남다르다. 한류가 이제는 글로벌 문화 산업의 마르지 않는 젖줄로서 변화와 역동성을 주도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성과를 일궈낸 끊임없는 아이디어와 도전이 계속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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