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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둘이 만나고 싶어♥♥" 문자도… 日 국회의장, 기자 성희롱 의혹 일파만파

입력
2022.05.29 13:33
수정
2022.05.29 13:4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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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다 히로유키 일본 중의원 의장. 공식 유튜브 캡처

호소다 히로유키 일본 중의원 의장. 공식 유튜브 캡처


“또 만나고 싶습니다♥♥” “단둘이 만나고 싶어요♥♥” “경찰도 서 있고 괜찮으니까, 우리 집에 와.”

일본의 호소다 히로유키(78) 중의원 의장이 과거 복수의 여성 기자에게 보냈다고 보도된 문자메시지 내용이다. 지난해 11월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회장을 넘길 때까지 자민당 최대 파벌인 세이와정책연구회 회장을 맡았고 지금은 입법부의 수장인 거물 정치인이, 최근 슈칸분슌(週刊文春)이 잇따라 제기한 기자 성희롱 의혹으로 궁지에 몰렸다.

분슌은 19일자 기사에서 “남자 친구가 있느냐”는 등의 발언을 들었다는 A기자의 증언과 한밤중에 “지금 집에 오지 않겠느냐”는 전화를 받고 실제로 간 적이 있다는 B기자의 증언 등을 보도했다. 호소다 의장 측은 “해당 기사는 전혀 사실 무근이며, 강력히 항의한다”는 입장을 분슌에 보냈다. 하지만 분슌은 26일자에도 복수의 증언을 추가 보도하면서, “우리 기사는 다수의 당사자 증언과 증거에 근거하는 것으로, 자신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호소다 의장이 여성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낸 것은 10년 전 건강이 악화한 부인이 자녀들과 함께 세타가야의 집으로 건너가면서다. 자신은 도쿄 미나토구의 고급 아파트에 혼자 살면서 일부 여성 기자에게 찾아오라는 문자를 보냈다는 것이다. 해당 기자는 “밤늦게 ‘우리 집에 오라’는 전화를 받고 아파트에 찾아갔다. 본인이 자다 깬 듯한 모습으로 나타난 것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다른 기자가 호소다 의장을 취재한 후 하트 모양 이모티콘과 함께 ‘다시 만나고 싶다’, ‘단둘이 만나고 싶다’는 문자를 받은 것도 이때쯤이었다.

관방장관 시절부터 오랫동안 취재해 온 한 남성 기자는 “간담회 장소에서 여성 기자에게 ‘독신이냐’ ‘남자 친구는 있냐’라고 묻는 것은 일상다반사였다. 내 후배는 그가 지그시 바라보는 눈길이 싫어서 호소다씨 취재를 피했다”고 말했다. 반면 “남성 기자들에겐 항상 상대방을 깔보는 듯한 말투였다”고 증언했다.

분슌의 잇따른 보도에 야당은 사실을 밝히라며 추궁하고 있다. 26일 입헌민주당의 기이 다카시 의원은 국회에서 “성희롱 의혹에 대해 제3자를 포함해 사실 확인 조사를 지시해야 하지 않느냐”고 질의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사실 관계는 알지 못하지만 의장이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 호소다 의장이 “정기국회 폐회 후 소송도 염두에 두고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즈미 겐타 입헌민주당 대표는 “국회 종료가 아니라 조기에 설명해야 한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얼굴이 일그러질 정도”라고 질타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도 지난 24일 “의문이나 의혹이 제기됐다면 본인이 정중하게 설명 책임을 다해 줬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의장은 의회의 요체다. 그에 걸맞은 언행을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올 들어 자민당과 정책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는 “사실이라면 파렴치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기자회견을 열어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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