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3단계 발령...헬기 30대·대원 800명 투입
발화 원인은 용접 작업 중 튄 불씨로 추정돼
인명피해 없어... 당국 "야간 민가 보호 최우선"
지난 3월 역대 최장기간 산불로 몸살을 앓았던 경북 울진군에서 또 다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인근 사찰 등이 불에 탔고, 산불이 밤새 울진 시내 방향으로 퍼질 가능성도 있어 당국은 민가 보호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28일 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6분쯤 울진군 근남면 행곡리에서 산불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국은 산불 1, 2, 3단계를 연이어 발령하며 진화작업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불길은 잡히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8시 30분 기준, 인명피해는 없으나 보광사 대웅전과 자동차 정비소, 컨테이너 등이 전소됐으며 피해를 입은 사찰은 문화재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 주민들은 울진국민체육센터로 대피한 상황이다.
당국은 울진과 인근 지역의 진화인력을 100% 동원해 대응하고 있다. 헬기 30대와 진화 인력 825명이 현장에 투입됐지만, 해가 진 뒤에 활동할 수 없는 헬기는 오후 7시 30분쯤 철수했다. 가장 높은 산불 대응단계인 3단계는 피해 추정 면적이 100㏊ 이상, 현장 평균 풍속이 7m/s 이상일 때 적용된다.
당국은 '민가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야간 진화작업 중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울진 읍내 뒷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셈이라 점점 민가 쪽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 진화차와 대원들이 주택을 중심으로 배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불에 탄 보광사는 울진군청과 직선거리로 약 2㎞ 떨어져 있다. 산림청은 밤 사이에 열화상 드론을 이용해 산불상황을 파악하고, 내일 일출과 동시에 산불진화헬기 40대를 투입해 총력 대응하기로 했다.
이번 산불은 용접 중 발생한 불씨로부터 발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산림청은 "농로 옹벽 공사 중 용접 작업 과정에서 불씨가 튄 것으로 파악된다"며 "해당 작업자의 신병은 확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산림청과 경찰은 진화작업이 끝나면 정확한 피해면적과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울진군은 올해 초 역대 최장기간 산불이 발생해 몸살을 앓았다. 지난 3월 4일 울진군 북면 두창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같은날 13일까지 지속돼 장장 213시간 43분동안이나 타올랐다. 1986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장 기간이었다. 피해 영향 구역은 울진 1만8,463㏊, 삼척 2,460㏊ 등 총 2만923㏊에 달했다. 서울 면적(605㎢)의 3분의 1이 넘는 넓이가 산불로 소실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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