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아섬 정박 중 국제 제재 위반으로 억류
러시아 소유 유조선, 이란 국기 달고 운항
미국이 그리스 인근에서 이란 국적 유조선에 실린 이란산 원유를 압류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이란 국적 유조선 ‘라나’호는 기술적 문제 등으로 그리스 남부 에비아섬에 정박했다. 그리스 당국은 이 배가 국제 제재를 위반해 이란산 원유를 운반했다며 억류했다. 유조선에 실린 원유는 10만 톤 이상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당국은 미국의 사법적 개입에 따라 원유를 다른 선박으로 옮기고 있다고 밝혔다.
2018년 미국은 이란과 맺은 핵합의(JCPOAㆍ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탈퇴하면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이어가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4월부터 핵합의 복원 협상이 재개됐지만 이란 혁명수비대 테러조직 지정 철회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교착 상태다.
이란은 즉각 항의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미국의 행동이 “국제해양법과 국제협약 위반”이라며 “명백한 해적 사례”라고 비판했다. 또 이란 외무부는 전날 그리스 대사를 초치해 항의한 데 이어 스위스 대사도 소환했다. 이란에는 미국 대사관이 없어 스위스 대사가 미국을 대표한다.
이 유조선은 러시아 선사 트랜스모르플로트 소유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인 2월 22일 미국이 제재 명단에 올린 5척의 유조선 중 하나다. 하지만 이 유조선이 이란 국기를 달고 운항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압류가 이란 원유 때문인지, 러시아 제재에 따른 조치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은 2020년에도 이란산 원유를 싣고 베네수엘라로 향하던 이란 선박 4척을 적발해 화물을 압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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