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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억 혈세' 들이고 수년째 방치… 막혔던 생태통로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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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억 혈세' 들이고 수년째 방치… 막혔던 생태통로가 열렸다

입력
2022.05.30 11:00
수정
2022.05.3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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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사업본부, 생태공원 쪽 수문 개방
CCTV 달고 동물 이동 경로 모니터링도
개화산 쪽 입구 울타리 위치 변경 등 필요


서울 강서구 강서습지생태공원과 개화산을 연결하는 생태통로 수문이 수년째 닫혀 있다(오른쪽 사진). 본보 보도 이후 개방됐다. 고은경 기자

서울 강서구 강서습지생태공원과 개화산을 연결하는 생태통로 수문이 수년째 닫혀 있다(오른쪽 사진). 본보 보도 이후 개방됐다. 고은경 기자

세금 37억 원을 들여 조성한 생태통로를 수년째 방치해 논란을 일으킨 서울시 한강사업본부가 생태통로 시설 개선에 들어갔다. 생태통로는 도로, 댐 등으로 야생 동식물의 서식지가 끊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놓는 인공구조물이다. 본보 보도(2월 24일 자 18면·관련 기사 ☞ [단독] 세금 37억 들인 생태통로… 수년째 꽉 막혀 방치됐다) 이후 한강사업본부는 한강습지생태공원 쪽 생태통로 수문을 개방하고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동물 이동 경로 파악에 나섰다.

29일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3월 초 생태공원 생태통로 입구에 설치된 수문개폐 장치 운영을 위한 전기 인입 공사를 한 후 바로 수문을 개방했다. 또 동물들이 드나들 수 있도록 수문 앞 물이 고이지 않게 하기 위한 배수 시설을 설치했다. 이달 초부터는 입구에 CCTV를 설치해 동물 이동을 모니터링 중이다.

24일 서울 강서구 강서습지생태공원 내 생태통로 입구에는 동물들이 입구까지 왔다 돌아간 발자국들이 찍혀 있다. 고은경 기자

24일 서울 강서구 강서습지생태공원 내 생태통로 입구에는 동물들이 입구까지 왔다 돌아간 발자국들이 찍혀 있다. 고은경 기자

서울시는 2013년 고라니, 삵 등 9종의 야생동물이 올림픽대로에서 찻길사고(로드킬)를 당하고 있는 것을 파악하고 행주대교 남단 나들목 부근 생태공원과 개화산 기슭을 연결하는 생태통로를 지었다. 하지만 2016년부터 관리 주체가 된 한강사업본부는 본보 취재가 들어가기 전까지 생태통로가 관리 대상인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었다. 생태통로가 언제부터 막혀 있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수문 개방 이후 기자가 현장을 방문해보니 수문 앞 동물들의 발자국이 남아 있고 죽은 게도 발견됐다. 현장을 찾은 생태통로 전문가는 "아직까지 고양이 발자국만 발견됐다"며 "문을 개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만큼 얼마나 많은 동물이 이용하는지, 개화산 통로까지 통과하는지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개화산-강서습지생태공원 잇는 생태통로. 그래픽=강준구 기자

개화산-강서습지생태공원 잇는 생태통로. 그래픽=강준구 기자


서울 강서구 개화산 쪽 생태통로 입구는 동물의 이동을 돕기 위한 수풀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고은경 기자

서울 강서구 개화산 쪽 생태통로 입구는 동물의 이동을 돕기 위한 수풀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고은경 기자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남아 있다. 개화산 쪽 입구 시민 출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울타리 위치가 동물 이동 경로를 막고 있다. 울타리 위치 변경과 주변 수풀 정리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아직 개선되지 않았다.

한강사업본부는 생태통로와 별개로 생태공원과 개화산 사이 올림픽대로 관통 구간 내 울타리가 설치되지 않은 약 100m 구간에 울타리를 설치해줄 것을 서울시설관리공단에 요청했다. 생태통로가 방치된 사이 해당 지역에서는 고라니와 고양이 등이 찻길사고를 당했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가 생태공원과 개화산 사이 올림픽대로 관통구간 내 울타리가 설치되지 않은 약 100m 구간을 설명하고 있다. 고은경 기자

한강사업본부 관계자가 생태공원과 개화산 사이 올림픽대로 관통구간 내 울타리가 설치되지 않은 약 100m 구간을 설명하고 있다. 고은경 기자

이성일 한강사업본부 생태환경과장은 "생태통로를 개방한 것보다 동물들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필요한 부분을 개선하고 동물의 찻길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은경 애니로그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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