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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함께 해 영광"... 인사 앞둔 검사들, 한동훈 '칭송 댓글' 뒷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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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함께 해 영광"... 인사 앞둔 검사들, 한동훈 '칭송 댓글' 뒷말

입력
2022.05.31 04:30
수정
2022.05.31 08:2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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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전 '검사 사직 글'에
'조선제일검' '롤모델' 등 2주간 검사 줄댓글
일각선 "인사권자에 충성 경쟁으로 비칠 수도"
온갖 인연 대는 댓글에 검사들도 "낯간지럽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검찰 내부망에 보름 전 남긴 '검사 사직' 인사 글에 달린 검사들의 댓글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검찰 인사권자인 한 장관 취임이 예정된 상황에서 검사들이 앞다퉈 눈도장을 찍으려는 듯 한 장관과의 인연을 언급하며 칭송 일색의 댓글을 남겨 "낯간지럽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장관이 지난 15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직 인사 글을 올리자, 검사들이 300여 개의 댓글을 달았다. 2주 가까이 '댓글 러시'가 이어지면서, 댓글 내용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댓글 유형은 △한 장관의 검사 시절 모습 호평 △찰나의 인연 환기 △근무연으로 얽힌 기억 강조 등 다양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댓글은 특별한 근무 인연이 없어 보이는 검사들의 과한 호평이다. K부장검사는 '한동훈 검사장님과 동시대에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적었고, C부장검사는 '대한민국 검사의 롤 모델'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어떤 검사는 한 장관을 '조선제일검'으로 빗대며 '그 모습은 후배에 든든한 선례'라고 칭송했고, '가시는 길에 아름다운 향기가 함께하길'이라며 건승을 기원하는 검사도 있었다.

'직접 모실 기회를 갖진 못했다'며 한 장관과 인연이 없다면서도 '검사의 표본을 보여주신 선배님' '멀리서나마 많이 보고 배웠다' 등으로 한 장관을 추켜세우는 멘트도 적지 않았다. 이처럼 댓글을 통해 한 장관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려는 검사들은 'MZ세대'인 젊은 검사부터 고참급인 고검검사까지 다양했다.

소소한 인연을 강조하며 한 장관의 기억을 환기하려는 댓글도 눈길을 끌었다. 어떤 검사는 '부산 동래에서 한 번 뵈었을 뿐이지만 기억이 생생하다'고 적었고, O검사는 '법무연수원에서 모닝커피 드실 때 인사드린 기억이 난다'고 강조했다. J검사는 '바쁘신 중에 초임들에게 근사한 파스타와 후식까지 사주셨다'는 댓글을 올리기도 했다. 10년 전 검사 신규 임용 면접에서 '긴장하지 말라'고 말했다는 한 장관 모습이 기억난다는 검사도 있었다.

한 장관과의 근무연을 강조하는 댓글도 보였다. '천안서 근무했던 순간이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많이 흘렀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 시절 눈치 보지 말고 범죄 엄정 대응하라던 말씀이 기억난다' '잠시라도 함께 근무할 수 있어 영광' 등이었다.

'조국 전 장관 일가 수사' 이후 한 장관이 좌천됐던 곳에서의 인연을 강조하는 검사들도 있었다. '법무연수원에서 식사가 마지막이었네요' '진천에서 함께한 기억이 새롭다' '부산고검 계실 때 후배들 밥 사주시면서 말씀하신 게 잊히지 않는다' '연수원에서 잠깐 뵈었지만 유쾌하게 말씀하시던 기억이 난다' 등 칭찬 일색이었다.

검찰 일각에선 한 장관이 인사권자로 부임한 상황에서, 검사들이 '충성 경쟁'하는 모습으로 외부에 각인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검사 사직 글에는 대체로 듣기 좋은 댓글로 화답하는 관례가 있지만, 한 장관 댓글의 경우엔 "낯간지러울 수준"이란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댓글을 안 남긴 대다수 검사들은 뒷말이 나올 게 뻔히 예상돼 자제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도 "대규모 인사를 앞두고 검사들이 일은 안 하고 인사에만 신경 쓴다는 오해를 줄 수 있다"며 "검수완박 국면에서 목소리를 높였던 검사들이 인사 앞에선 자존심도 없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손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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