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박순애 서울대 교수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는 김승희 전 의원을 각각 지명했다. 차관급인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는 오유경 서울대 약대 학장이 임명됐다. 김인철·정호영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공석이던 두 부처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해 임명되면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구성은 마무리된다.
이날 발표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3명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다. 앞서 임명된 장관 중 여성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등 3명이었다. 40여 명의 차관급 인사에서도 여성은 불과 2명밖에 임명되지 않았다. 능력에 따른 인선이라고 했지만 ‘서오남(서울대·오십대·남성) 내각’이란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편중 현상이 나타나 다양성 부재를 우려하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등을 내세우며 젊은 세대의 젠더 갈등을 이용했다는 혐의도 받았던 터라 성평등 의식 부족도 도마에 올랐다. 급기야 한미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내각에 여성이 부족하다는 외신 기자의 추궁성 질문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번 인선은 이런 지적을 수용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한 참모의 조언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며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혀 변화를 예고했다. 실제 두 부처 장관 후보자로 여성을 우선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이번 인사가 단순히 보여주기가 아니라 여성이 공정한 기회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구조적 환경에 대한 인식에서 나온 것이라면 더욱 평가할 만하다. 윤 대통령은 성별과 나이, 지역 등을 안배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번 인선은 구조적 환경 개선을 위해선 의도적 안배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는 성별 차원의 문제에 그쳐선 안 된다. 검찰이나 군 수뇌부 인사 등에서 여전히 편중 현상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성별, 지역, 직역 등 다양한 배경으로 균형을 잡으려는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