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매년 50명씩 선발...전액 장학금 지급
우수 인재에게는 해외 박사 과정 지원도
현대자동차가 고려대에 채용을 전제로 한 학·석사 통합과정의 계약학과를 설립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전자업계가 대학 학사 과정에 계약학과를 설립한 사례는 있지만 국내 자동차업계에선 처음이다. 로보틱스와 수소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개발(R&D) 인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적극적인 인재 육성에 나서겠다는 현대차의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26일 고려대 서울캠퍼스 본관에서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 정진택 고려대 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스마트모빌리티 학부' 설립을 위한 협약식을 가졌다. 채용조건형 학·석사 통합과정으로 운영될 예정인 스마트모빌리티 학부는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핵심인 로보틱스와 수소 2개 분야의 특화 인재 육성에 중점을 뒀다.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와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은 그간 국내 주요 대학과 협력해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 인재 양성에 필요한 석사 과정의 계약학과를 운영해왔다. 현대차의 이번 계약학과 설립은 소수 인원인 석사 과정을 마친 인재들만으론 향후 치열하게 전개될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내년도 첫 입학생을 시작으로 향후 5년간 매년 50명의 계약학과 인재를 선발할 계획이다. 입학생은 학사와 석사 과정을 각각 1학기씩 단축해 5년(학사 3.5년, 석사 1.5년) 만에 석사 학위까지 취득할 수 있다. 현대차는 5년간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면서 학회 발표, 해외연구소 견학, 현업 멘토링 등의 기회도 부여한다. 특히 졸업 후에는 현대차 입사가 보장된다. 전공 분야별 최우수 인재의 경우 해외 대학 박사과정에 진학하면 이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학과 강의는 현대차의 맞춤형 교수 및 학습 시스템을 적용한 특성화 과정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현대차 소속 현업 연구원이 겸임 교수로 참여해 현장 밀착형 강의를 하고, 커리큘럼은 별도의 직무 연수 없이 곧바로 연구개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현대차와 고려대가 공동 개발했다. 전문기술 역량은 물론 창의적이고 종합적인 사고 역량을 키우기 위해 인문사회, 기술, 소통 등 기초역량과 수소, 로봇, 소프트웨어 등 전공 역량 함양에도 중점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미래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혁신 역량을 갖춘 우수 인재 확보에 의해 좌우된다"며 "현대차는 고려대와의 모범적인 산학협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공학 리더 양성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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