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성장동력 'BBC' 인재 5만명 육성 계획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에서 대한상의 회장 자격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SK그룹이 배터리(Battery)와 바이오(Bio), 반도체(Chip) 등 이른바 ‘BBC’로 알려진 핵심 성장동력 강화에 2026년까지 총 247조 원을 투자하고, 5만 명의 인재 육성에도 나선다. ‘민간 주도성장’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SK는 26일 이런 내용의 향후 5년간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성장과 혁신의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자와 인재 채용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이날 투자 계획 발표 배경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야별로는 반도체 및 반도체 소재 관련 투자 규모가 142조2,000억 원으로 가장 많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비롯해 반도체 생산공장 증설, 특수가스와 반도체 원판(웨이퍼) 등 소재·부품·장비 관련 설비 증설 등이 대상이다. 용인 반도체 집적단지(클러스터) 같은 반도체 및 소재 분야 투자의 경우엔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2·3차 협력업체의 투자와 고용 창출로도 이어지면서 중소기업이나 지역사회와의 상생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DT)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반도체로,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생태계 조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수소, 풍력,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미래 산업에도 67조4,000억 원이 투입된다. 그린 에너지 분야 투자는 전기차 배터리와 분리막 생산 설비 증설과 함께 최근 SK에서 주력하고 있는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 설비를 갖추거나 글로벌 기업에 투자해 그린 에너지 기술력 및 경쟁력 강화에 집중된다.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210억 톤)의 1%인 탄소 2억 톤 감소 목표 달성을 위한 것이다.
SK는 또 바이오 분야에 1조7,000억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뇌전증 신약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후속 연구개발비, 의약품위탁생산시설(CMO) 증설 등이 투자 대상이다. 디지털 분야에도 약 24조9,000억 원을 투입해 유무선 통신망과 정보통신 콘텐츠 개발 등에 나선다.
SK는 “성장동력을 찾고 이를 키워나가는 주체는 결국 인재라고 보고 고용 창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면서 향후 5년간 5만 명의 채용 계획도 소개했다.
SK의 투자 발표는 새 정부의 민간주도 성장 기조에 발맞춰 국내 투자에도 많은 비중이 할애됐다. 총 투자금액 247조 원 중 국내 투자액이 179조 원에 이른다. SK는 “이번 투자가 국가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그룹, 한화 등 주요 대기업들도 600조 원 규모의 통 큰 투자계획을 잇달아 제시하면서 새 정부 기조에 협력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던 과거와 크게 다를 게 없다”면서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 경기가 좋지 않지만 기업들도 나서 국가경제 회복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같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