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첫 금통위서 금리 인상 결정할 듯
물가 전망도 11년 만에 4%대로 전망
한국은행이 오는 2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유력시되고 있다. 5%를 위협하는 물가 상승률과 미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속도 등 시장 상황을 감안한 전망이다. 금통위가 이달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약 15년 만에 처음으로 두 달 연속 금리를 인상하게 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26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이날 회의는 이창용 총재가 취임 후 주재하는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다. 시장은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한은은 2007년 7월과 8월(당시 콜금리)에 이어 14년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인상하게 된다. 2007년 당시 한은은 강한 경기 상승세에 시중 유동성이 불어나고 있다는 이유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한 달 만에 추가 인상이 유력해진 건 물가 상승 압력이 그만큼 심각해서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4.8%나 뛰며 13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대로라면 5%를 넘어서는 건 시간문제란 관측이 높다. 물가가 계속 오를 거란 경제주체들의 기대 심리(기대인플레이션율 3.3%)도 최근 약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달 총재 공석 상황에서 금통위가 금리를 연 1.5%까지 끌어올린 것도 지난 3월 4%대를 돌파한 물가 상승률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빅 스텝(0.5%포인트 인상)에 따른 한미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도 한은의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연준은 이미 올해 최소 두 차례 이상 빅 스텝을 단행하는 등 고강도 긴축에 나설 뜻을 내비친 상태다. 이달 초 연준이 빅 스텝에 나서면서 한미 기준금리 차(미 기준금리 상단 기준)는 0.5%포인트로 좁혀졌다. 미국의 금리가 한국을 앞설 경우 우리로선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과 원화 가치 하락 가능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한은은 이날 올해 물가 상승률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전망한 수정 경제전망을 함께 발표한다. 종전 3.1%였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대로 높이고, 성장률은 3%에서 2%대 중후반까지 낮출 가능성이 크다. 한은이 연간 4%대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내놓은 건 2011년 7월이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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