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1,500만 명에 이른다. 대중의 요구에 따라 강아지, 고양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설과 행사도 많아지는 중이다. 이제는 집이 아닌 공간에서 반려동물과 영화를 즐길 수도 있다.
제19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는 특별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다음 달 4일 서울숲공원 야외무대에서 반려동물 동반 야외 상영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행사를 찾은 이들은 함께할 인간이 있어 행복한 강아지 마로나의 이야기를 담은 '환상의 마로나'를 관람하게 된다.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서 활약해왔던 설채현 수의사는 반려동물 동반 야외 상영회의 강연자로 나선다. 강연을 통해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할 계획이다. 상영회를 찾은 이들에게는 빨아 쓰는 강아지 배변 패드도 제공된다.
영화관에서도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다. 메가박스는 최근 반려견 컬처 브랜드 스타트업 어나더베이비와의 협업으로 영통점에서 퍼피 시네마를 선보였다. 전문 핸들러는 짖음, 물림 등의 사고를 막기 위해 이곳에 항시 대기한다. 스마트 기저귀를 착용한 강아지가 볼일을 보면 휴대폰 알림을 받은 핸들러가 도움을 주기에 반려견의 배변, 배뇨 문제도 걱정 없다.
영화 관람 외에도 미용, 스파 등 반려견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반려견 전용 메뉴들도 준비돼 있다. 어나더베이비의 박양세 대표는 "단순한 반려견 출입 가능 시설 차원을 넘어 가족의 일원으로서 반려견, 그리고 반려인들의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와 시설을 제공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
반려동물과 외출해 영화 감상까지 함께 할 수 있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강아지, 고양이 등을 바라보는 많은 이들의 시선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은 행복을 주는 존재가 아닌 함께 행복해져야 할 소중한 생명으로, 그리고 가족으로 여겨지게 됐다. 반려동물 동반 야외 상영회와 퍼피 시네마 또한 이러한 변화를 반영한다.
제19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의 최열 조직위원장은 야외 상영회와 관련해 본지에 "모든 생물들이 지구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전했다. 또한 "사람과 동물 그리고 식물 모두가 동등하게 이 대지를 누릴 권리를 가졌다. 모든 생명이 자원이 아닌 존재로서 서로를 바라볼 순간을 꿈꾼다"고 이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메가박스 측은 "최근 반려견을 가족의 일원처럼 대하는 펫 휴머나이제이션 문화가 빠르게 확산됐다"고 스타트업과의 협업으로 퍼피 시네마를 선보이게 된 배경을 밝혔다. 이에 더해 마케팅팀 정태민 팀장은 "퍼피 시네마는 반려견과 반려인 모두 함께 영화를 보며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다"라고 이 특별한 장소가 갖는 의미에 대해 말했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의 뜨거운 호응
반려인들은 이러한 흐름에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19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의 반려동물 동반 야외 상영회는 총 50팀을 모집했다. 공지글에 따르면 한 팀은 최대 4명으로 구성되고 한 마리의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다. 영화제 측은 해당 상영회와 관련해 "지난 16일 사전 신청을 시작한 당일 모집이 완료됐다.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화제를 모았다"고 밝힌 바 있다.
메가박스의 퍼피 시네마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언급됐다. 반려인들은 "극장 안에 전문 핸들러가 있다니 좋다" "아이디어가 좋은 듯하다" 등의 글로 호기심을 내비쳤다. 퍼피 시네마를 방문한 후 후기를 남기며 만족감을 드러내는 네티즌도 있었다.
반려인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영화를 즐길 기회가 점점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어떤 행사, 시설들이 동물을 사랑하는 영화 마니아들을 웃게 만들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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