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검사 안 하고도 조기 진단 가능해져"
스마트폰을 활용해 보다 간편하게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정훈·조성우 교수 연구팀은 스마트폰의 마이크를 활용해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수면무호흡증은 잠 자는 동안 일시적으로 호흡이 멎거나 기도가 좁아져 적절한 호흡을 할 수 없는 수면장애 증상으로, 극심한 피로감을 비롯해 두통 혹은 집중력 저하 등을 유발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또 장기간 방치할 시 뇌졸중과 치매의 발병 위험을 높이고 고혈압, 당뇨, 협심증 등 심뇌혈관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조기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병원에서 하룻밤 머물며 수면 중 호흡, 심장 상태, 산소 농도와 같은 다양한 생체 신호를 측정하는 ‘표준수면다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시간 부담과 건강보험 적용 제한 등 이유로 표준수면다원검사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 보다 간편한 검사법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스마트폰으로 환자의 수면 중 호흡음을 녹음해 수면무호흡증을 예측할 수 있는지를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수면센터에서 검사받은 42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그 결과 연구팀은 스마트폰으로 녹음한 소리 데이터를 가공하는 최적의 설정을 찾아내 정확도 82% 수준의 알고리즘을 고안했다. 특히 스마트폰 내장 마이크는 대부분 ‘적응형 잡음제거(adaptive noise cancellation)’로 소리 데이터의 특징적 요소를 추출하기 때문에 수면 중 호흡음 녹음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향후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기술이 고도화된다면 표준수면다원검사에 버금가는 수면무호흡증 진단 검사를 가정에서도 간편하게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또 환자가 일정기간 동안 녹음한 수면 중 호흡음을 활용해 표준수면다원검사 결과와 종합적으로 분석한다면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더욱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논문 제1 저자 조성우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치료가 늦어지면 심뇌혈관 합병증 위험이 높아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한 질환”이라며 “비용이나 시간 부담으로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았는데, 이번 진단 기술의 개발을 통해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연구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세계적인 학술지 ‘미국의학협회 이비인후-두경부외과학지(JAMA Otolaryngology Head & Neck Surger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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