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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성 당뇨병, 최근 10년 간 2배 증가…고령 임신이면 더 위험

입력
2022.05.24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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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임신성 당뇨병이 최근 10년 간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미즈메디병원이 2012~2021년 최근 10년 간 임신성 당뇨병 선별 검사한 2만7,127명 중 1,744명(7%)의 임신부가 임신성 당뇨병으로 진단됐다.

10년 동안 임신성 당뇨병 진단 비율을 살펴보면 2012년에는 5.3%, 2017년에는 7.8%, 2021년에는 10.1%로 꾸준히 증가해 10년 간 2배가량 증가했다.

또한 100g 당부하 검사에서 혈당이 1개 값만 기준치보다 높아 임신성 당뇨병으로 진단되지는 않지만 영양 관리가 권장되는 임신성 내당능(耐糖能)장애(Impaired Glucose Tolerence·포도당에 내성이 생겨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 임신부는 1,519명으로 이 역시 2012년에는 5.1%였지만 2021년에는 7.2%로 10년 사이 1.4배 증가했다. 즉, 임신 중에 적극적으로 혈당 관리가 필요한 임신부는 3,263명(13.2%)이었다.

임신성 당뇨병은 2단계 검사법으로 진단하는데 1단계 선별 검사(50g 당부하 검사)는 임신 24~28주에 50g의 당주스를 마시고 1시간 후 검사해 혈당이 140㎎/dL이상 나오면 2단계로 진단 검사를 진행한다.

진단 검사(100g 당부하 검사)는 공복 상태에서 혈당을 측정하고 100g의 당주스를 마신 후 1, 2, 3시간째 혈당을 측정해 공복을 포함한 4번의 혈당 수치 중 2번 이상 기준치(공복 95㎎/dL, 1시간 180㎎/dL, 2시간 155㎎/dL, 3시간 140 ㎎/dL)보다 높으면 ‘임신성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2012~2021년 10년 동안 1단계 선별 검사인 50g 당부하 검사를 받은 2만7,122명을 분석한 결과, 2단계 진단 검사(100g 당부하 검사)를 받아야 하는 임신부는 6,698명으로 24.7%를 차지했다. 즉, 임신부 4명 중 1명은 진단 검사를 받는다. 2012년에는 21.4%였지만 2021년에는 30.7%로 10년 전보다 1.4배 증가했다.

나이에 따른 50g 당부하 검사 결과를 보면, 20~24세 12.4%, 25~29세 17.7%, 30~34세 23.6%, 35~39세 29.9%, 40~44세 33.5%, 45~49세 40%가 임신성 당뇨병 선별 검사에서 140㎎/dL 이상이었다. 임신부 나이가 늘어날수록 임신성 당뇨병 위험도 높아졌다.

김민형 미즈메디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임신성 당뇨병은 다음(물을 많이 마심), 다뇨(소변을 많이 봄), 다식(많이 먹음) 등의 증상이 있는 일반 당뇨병과 달리 자각 증상이 없어 오로지 혈액검사를 통한 혈당 수치로만 진단할 수 있다”며 “임신성 당뇨병은 임신 호르몬이 인슐린 대사와 연계돼 발생하는 질환이고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는 나이, 체질량지수(BMI)와 관련이 깊어 최근 임신부 연령과 과체중, 비만 임신부가 증가하면서 임신성 당뇨병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오은숙 내분비내과 과장은 “고령, 비만 외에도 당뇨병 가족력이 있거나 이전 임신에서 4.0㎏ 이상의 거대아를 출산한 적이 있거나, 임신 초·중기 몸무게가 많이 늘었거나, 식습관이 불규칙하거나 빵·케이크·과일 등 단순 당질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임신성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고 했다.

임신 중 태아 성장에 가장 중요한 영양 물질은 ‘포도당’이다. 임신을 하면 이 포도당을 태아에게 많이 전달하려고 혈중 내 포도당 즉 혈당이 높게 유지하게끔 호르몬계가 변하게 된다.

간에서는 포도당 생성이 증가하고, 혈당을 떨어뜨리는 인슐린 작용을 방해하는 호르몬이 태반에서 분비되고 인슐린 저항성이 늘어나 인슐린 작용이 둔화된다. 특히 체중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임신 중기 이후 인슐린 저항성이 늘어 인슐린 요구량이 2~3배 증가한다.

건강한 임신부는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도 필요한 만큼 인슐린을 더 분비하기에 혈당이 정상으로 유지되지만 인슐린 분비가 충분하지 못한 임신부에게서는 임신성 당뇨병이 발생한다. 즉, 운동 부족과 과체중, 비만 등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이미 있거나, 당뇨병 가족력이 있거나, 나이 들면서 인슐린 분비가 감소한 여성이 임신 시 임신성 당뇨병에 걸리기 쉽다.

김민형 과장은 “임신성 당뇨병에서 혈당이 잘 관리되지 않으면 임신부에게는 조산·임신성 고혈압·난산·제왕절개가 늘어나고, 태아는 과체중아·출생 직후 저혈당·황달·신생아 호흡곤란·사산율이 증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혈당 관리를 잘하면 정상 임신부와 별 차이가 없이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으므로 스스로 자가 혈당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고, 칼로리와 식단, 간식 영양 관리, 운동 등이 필요하다.

오은숙 과장은 “임신 전에 당뇨병에 이미 노출된 임신부는 태아 장기가 형성되는 임신 1분기 혈당 조절에 따라 태아 기형이나 자궁 내 태아 사망 확률이 높아지지만, 임신 중기 이후 진단되는 임신성 당뇨병의 부작용은 주로 거대아 빈도가 증가한다”고 했다.

오 과장은 “임신부 고혈당은 태아 고혈당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태아 몸무게가 증가하므로 적극적인 혈당 관리로 목표 수치(공복 95㎎/dL, 식후 1시간 140㎎/dL, 식후 2시간 120㎎/dL)이하로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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