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반성과 읍소 전략을 다시 꺼내 들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한 데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민주당이 지난해 4월 재·보궐선거 참패 후 여러 차례 반성과 쇄신을 약속했지만 달라진 것은 거의 없어 국민들에게 얼마나 호소력이 있을진 회의적이다.
이번에는 박지현 비상대책위원장이 사과 총대를 멨다. 그는 24일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팬덤 정당이 아니라 대중정당으로 만들겠다” “다른 의견을 내부 총질이라 부르는 세력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내로남불 오명을 벗겠다” 등의 쇄신을 강조하면서 “염치없지만 한 번만 더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동연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도 이날 “민주당을 심판하시더라도 씨앗은 남겨달라”고 호소했다.
박 위원장의 언급이 없더라도 내로남불과 오만, 팬덤 정치와 문자폭탄, 선악 이분법의 진영 정치 등 민주당의 문제를 모르는 사람들은 없다. 송영길 전 대표도 지난해 6월 민심 경청 보고회에서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하면서 내로남불과 진영논리를 극복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선을 앞두고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86 용퇴론도 띄웠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도 대선 당시 큰절 사과 퍼포먼스를 보였다. 하지만 대선 후 언제 그랬냐는 듯 강경파들이 검수완박 입법을 주도했고 송 전 대표와 이 전 지사는 대선 패배에 아랑곳없이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로 정치를 재개했다.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여당 몫으로 독식했던 민주당은 이제 와서 법사위원장은 야당 몫이라 우기고 있다. 오만과 내로남불 행태에 변함이 없다. 정치 신인인 박 위원장이 이런 민주당을 바꿀 것이라고 믿을 정도로 유권자들이 순진하지는 않다. "사과로 선거를 이기지 못한다"는 강경파 김용민 의원의 견제는 달리 보면 민주당의 사과가 선거용임을 자인하는 것이다. 근본적인 반성과 쇄신 없는 땜질 사과로는 선거를 이기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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