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찾은 브라운슈타인 EDF 수석부회장
"메탄 감축은 기후변화 막는 최선의 방법"
"내년에 메탄 추적하는 위성 발사할 것"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더한 지구온난화의 주범입니다. 석유·가스 배관만 잘 관리해도 메탄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지요."
세계 최대 환경단체 중 하나인 환경방어기금(EDF)의 마크 브라운슈타인(57·미국) 에너지 부분 수석부회장이 세계가스총회가 열리고 있는 대구를 찾았다. 세계 80개국 460개 업체가 참가해 '가스올림픽'이라 불리는 이번 총회에서, 그는 회의장 이곳 저곳을 돌며 '메탄 감축'의 당위성을 외치고 있다.
25일 대구 엑스코에서 가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브라운슈타인 수석부회장은 시종일관 메탄 감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구촌 기후변화의 3분의 1이 메탄의 영향 때문"이라며 "전체 메탄의 4분의 1은 석유·가스업계 생산 현장에서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과정에서 배출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연료를 쓰기도 전에 이미 상당량이 배출돼 온난화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메탄은 교토의정서가 정의한 6대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과불화화합물, 수소불화탄소, 육불화황) 중 하나다. 흔히들 이산화탄소를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영향력을 보면 메탄이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메탄 감축이 기후변화를 최소화하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세계 유수의 가스회사들을 상대로 '메탄 관리'를 강조하기 위해 대구가스총회를 찾았다고 한다. 메탄을 줄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한 조치에서 찾을 수 있는데, 그의 말에 따르면 바로 "전 세계 석유·가스 회사의 파이프와 컨테이너의 연결 부위를 조이는 배관 작업을 통해 메탄 누출량(매년 7,500만 미터톤)을 줄이는 것"이다.
의외로 해법이 그리 어렵지 않지만, 각국 정부와 기업의 메탄 배출 조사 자체가 허술해 실효를 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EDF는 내년에 메탄을 추적하는 위성인 '메탄샛'을 발사해 전 세계 메탄 배출원을 찾아낼 예정이다. 궁극적으로는 이 데이터에 따라 배출 원인 제공자를 밝혀, 메탄 감축에 동참하도록 압박하고 설득할 계획이다.
가스업체 입장에선 브라운슈타인 수석부회장의 존재가 일종의 '잔소리꾼'일 법도 하지만, 굴지의 에너지 기업들은 그와 항상 진지한 자세로 협의에 응한다고 한다. 그는 "현재 기업들이 보유한 기술만으로도 매년 메탄 누출량의 70%를 아낄 수 있다"며 "이는 유럽이 1년에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양을 넘어서기 때문에, 기업과 EDF의 협업은 잘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3년마다 열리는 글로벌 가스행사가 한국 대구에서 열린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했다. 한국, 중국, 일본은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거래의 절반을 차지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배출되는 메탄은 전체의 43%에 달하기 때문이다.
1985년 한국을 처음 방문할 때부터 김치를 좋아했다는 브라운슈타인 수석부회장은 "한국의 혁신 문화를 잘 알고 있다"며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이산화탄소보다 80배 강력한 메탄 배출을 억제해 자식 세대에는 건강한 지구를 물려줄 수 있기 바란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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