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에 13조 안긴 현대차 정의선 회장
“3년여간 국내 투자 63조 원 추가”
'전기車·미래항공·로봇 집중 육성' 의지
현대자동차그룹이 2025년까지 총 63조 원 규모의 국내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에서 미국 내 전기차 공장 투자금액으로 약 13조 원을 책정했다고 밝힌 뒤 이어진 대규모 투자 계획이다. 한국을 미래 사업의 '허브'로 육성한다는 방침 아래 전기차를 포함해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와 로보틱스 등으로 구성된 모빌리티 산업의 구조 재편에 나서겠다는 복안에서다.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대전환을 구상 중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3사는 24일 이런 내용의 중장기 미래 투자 계획을 소개했다. 이날 발표된 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현대차그룹 3사는 우선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이끌 신규 사업에 총 25조1,000억 원을 배정했다. 미래 성장의 핵심축으로 불리는 '전동화·친환경 사업' 고도화에 총 16조2,000억 원을 투자, 순수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외부 전원으로 배터리 충전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차량) 차량의 기술 우위까지 확보하겠다는 계산에서다. 순수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목적기반차량(PBV)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내연기관차 및 전기차 혼류 생산 시스템의 점진적인 구축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등에도 나설 방침이다. 전동화·친환경 사업 계획안엔 제품 라인업 다양화와 핵심인 배터리 및 모터 등 전기전력 시스템 고도화를 통한 경쟁력 향상 방침도 담겼다.
현대차그룹은 또 미래 모빌리티로 주목된 AAM과 로보틱스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및 체계적인 신사업 추진에도 8조9,000억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먼저 AAM 분야에선 단거리 이동을 위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비교적 장거리에 적합한 '지역 항공 모빌리티(RAM)' 기체 개발 및 핵심 기술을 내재화하고, 항공산업에 필요한 인프라 조성, 비즈니스 모델 구체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AAM 산업은 아직 기술개발 초기단계인 데다 국내 현행법상 기체를 띄울 수 없다는 점에서 법제정비도 필요하다. 롯데와 한화 등 여러 대기업이 해당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로보틱스 분야에선 차세대 착용형(웨어러블) 분야와 서비스 및 모바일 부문의 기술, 모델 등을 개발하는 데 역점을 둔다. 또 로보틱스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국내에서 사업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실증 사업에도 나선다.
이번 대규모 투자 규모 가운데 약 60%는 현재 활발한 고객 수요가 유지되는 기존 사업에 집중됐다.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연구와 차량 성능을 향상하는 등 상품성을 높이고 고객 서비스를 향상하는 데에 총 38조 원이 투입된다. 2025년 기준 현대차·기아 전체 판매량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내연기관 차량 고객들의 상품 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에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미래 신사업·신기술과 전동화 투자는 물론 기존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국내 투자로 차별화된 제품과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대전환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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