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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들어간 교양프로… 방송만큼 재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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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들어간 교양프로… 방송만큼 재밌을까?

입력
2022.05.25 04: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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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문해력', '꼬꼬무', '편스토랑' 등
인기 방송 프로그램 책으로 출간 바람
'인문학 방송' 영향...‘교양’과 ‘재미’가 조건

지난해 방송돼 반향을 일으켰던 EBS 다큐 프로그램 ‘EBS 당신의 문해력’(왼쪽)은 책으로도 출간, 베스트셀러가 됐다. EBS 제공

지난해 방송돼 반향을 일으켰던 EBS 다큐 프로그램 ‘EBS 당신의 문해력’(왼쪽)은 책으로도 출간, 베스트셀러가 됐다. EBS 제공

‘옥탑방의 문제아들’ ‘벌거벗은 세계사' ‘당신이 혹하는 사이’ ‘신상출시 편스토랑’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인기리에 방송 중인 TV프로그램의 이름이 아니다. 모두 최근 출간된 ‘책’의 제목이다.

최근 출판계에 인기 방송 프로그램을 책으로 옮겨온 ‘방송 도서’들이 부쩍 늘었다. 책의 저자는 해당 프로그램의 제작진이고, SBS, tvN, TV조선 등 방송사도 다양하다. 그중엔 지난해 방송됐던 ‘EBS 당신의 문해력’처럼 큰 반향을 일으켰던 다큐 프로그램을 책으로도 출간, 방송의 인기를 그대로 이어가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인기 있는 방송이라고 무조건 책으로 출간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양’과 ‘재미’를 모두 충족시키는 방송이 우선 출간 대상이다. 지난해 한국방송대상 작품상을 수상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독재 정권을 뒤집은 여공들의 반란부터 헌정 역사상 최대 규모 사기 사건까지 역사에 큰 자취를 남긴 사건의 이야기를 대화 형식으로 들려주는 방송이다. 책 역시 자연히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요약하는 교양 도서의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과학, 역사, 경제, 인물 등 다양한 지식을 다루는 퀴즈쇼인 KBS의 ‘옥탑방의 문제아들’이나 음모론이 탄생한 시대적 배경과 사회적 맥락을 다룬 SBS의 ‘당신이 혹하는 사이’처럼, 대부분 ‘정보’가 많은 방송이 책으로 만들어진다.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이나 ‘신상출시 편스토랑’처럼 맛집 가이드북이나 요리책의 성격을 띠는 책도 있다.

스타PD가 많아지고 콘텐츠 제작 과정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PD들이 직접 제작 뒷이야기를 다룬 책을 펴내는 경우도 있다. SBS의 디지털 예능 콘텐츠 ‘고막메이트’를 연출한 옥성아PD는 최근 고막메이트 제작기를 통해 성공하는 콘텐츠의 비밀을 알려주는 ‘다정하고 무해하게, 팔리는 콘텐츠를 만듭니다’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인기 방송 프로그램을 책으로 옮겨온 ‘TV 도서’들이 늘고 있다.

인기 방송 프로그램을 책으로 옮겨온 ‘TV 도서’들이 늘고 있다.


‘교양’과 ‘재미’를 모두 잡아 해당 분야 스테디셀러가 된 사례로는 EBS의 ‘지식채널e’가 대표적이다. 2005년 첫 방송돼 2년 뒤인 2007년 동명의 책으로 만들어진 ‘지식채널e’는 최근까지 8권의 책이 출간돼 꾸준히 읽히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부쩍 이 같은 ‘방송 도서’가 늘어난 데는 이른바 ‘인문학 방송’의 증가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알쓸신잡’과 ‘차이나는 클라쓰’ 등 예능과 교양의 중간 형태를 띠고 인문학 지식을 전달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지며 자연히 관련 책 출간도 늘었다는 것이다.

방송 프로그램 하나를 제작하기 위해선 방대한 자료조사가 필요하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한정된 방송 시간 관계상 미처 다루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책을 통해서는 풀어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이 중 일부는 방송 내용을 갈무리하는 수준에 그쳐 질적으로 높은 책이 되진 못했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방송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시청률 효과를 도서 판매에서도 누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 같은 ‘방송 도서’ 출간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출판계는 전망했다.

'어쩌다 어른’과 ‘벌거벗은 세계사’를 출간한 정혜림 교보문고 출판사업팀 과장은 “미디어에서 추천하거나 미디어 자체를 책으로 만든 ‘미디어 셀러’를 독자들이 예전만큼 낯설어하지 않는 것 같다”며 “드라마의 각본이나 영화의 대본을 책으로 내는 ‘각본집’과 ‘대본집’ 출간이 많아진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말했다.

한소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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