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윤호중·박지현·이재명 등 총출동
지방선거 9일 앞두고 지지층 결집 포석
문재인 전 대통령도 참석, 조용히 애도
한덕수 총리·국민의힘 지도부도 참석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23일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은 더불어민주당의 6ㆍ1 지방선거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민주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인 이재명 전 대선후보 등이 총출동해 ‘노무현의 추억’을 소환했다. 추도식을 지지층 결집의 계기로 삼은 것이다.
야권 인사 총출동 “각성해서 민주당 키우자”
윤호중ㆍ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문희상ㆍ정세균 전 국회의장, 이해찬ㆍ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진보 진영 인사들이 추도식에 집결했다. 이들은 노 전 대통령을 기리며 민주당에 대한 지방선거 지지를 호소했다.
정세현 전 노무현 정부 통일부 장관은 추도사에서 “대선 패배 후 '기운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며 “그럴수록 더 각성해서 민주당을 키워나갈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이재명 전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이 꾼 '사람 사는 세상의 꿈'과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의 꿈'을 잊지 않고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이유가 된 검찰 보복 수사에 대한 감정도 드러냈다.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검찰은 기다렸다는 듯 전직 대통령(문 전 대통령) 수사에 착수했다”며 “문 전 대통령과 이재명 전 후보에 대한 음해와 공격, 수사가 이어지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느냐”고 경고했다.
문 전 대통령은 ‘조용한 애도'
문 전 대통령은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정치권의 예상을 깨고 조용한 애도를 택했다. 보수와 진보의 '원한'이 얽혀 있는 추도식에서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통령과 도시락 점심식사를 함께한 이재명 전 후보도 "여러 말씀을 나눴는데 특별한 정치적 의미가 있는 말씀은 없었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기념관 방명록엔 "깨어 있는 시민들이 당신의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김정숙 여사도 추도식에 참석했다. 문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것은 대통령 취임 첫 해인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후 다시 찾아뵙겠다”고 했고, 이후 4년간 봉하마을에 발길을 끊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총출동 "유연한 盧 리더십 평가"
국민의힘 지도부도 추도식에 참석했다. 이준석 대표는 권양숙 여사를 만난 뒤 기자들에게 “노 전 대통령을 모시는데 (국민의힘이)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노 전 대통령은 국익을 위해 유연한 리더십을 보여준 지도자였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을 폄하하거나 평가절하했던 것과 달라진 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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