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초청 '리턴 투 서울' 출연
“프랑스어, 영어 등 여러 언어를 쓰니 도대체 언제 내 차례가 오나 순서 외우기가 만만치 않더라고요. 그 방법을 알아내는 게 숙제였는데 하다 보니 찾아지더라고요.”
개성파 배우 오광록(60)이 프랑스·한국 합작영화 ‘리턴 투 서울’로 제75회 칸영화제를 찾았다. ‘리턴 투 서울’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22일 오후(현지시간) 오광록을 칸에서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리턴 투 서울’은 프랑스에 입양된 한 프레데릭(박지민)이 우연히 한국을 방문했다가 생물학적 부모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오광록은 프레데릭의 생물학적 아버지로 죄책감에 시달리는 인물을 연기했다. 메가폰은 캄보디아계 프랑스 감독 데비 슈가 잡았다. ‘리턴 투 서울’은 22일 첫 공식 상영돼 갈채를 받았다.
오광록은 “시나리오 완성 전 대략 내용을 아는 상태에서 출연 결정”을 했다. 한국에서 지난해 10~11월 촬영했다. 오광록은 “(상대방 배우의 말을) 거의 다 못 알아 듣는 상태에서 연기해야 했다”고 말했다. 스태프 25명은 프랑스와 독일 벨기에 미국 등에서 왔다. 언어장벽은 소통을 위한 노력으로 이어졌다. 오광록은 “배우가 작품을 어떻게 바라보고 분석하고 있는지 슈 감독이 더 많이 질문하고 더 많이 귀를 기울여줬다”고 말했다. “연출이 바라보는 사람들 관계의 설정도, 카메라 위치도 한국 영화와 달랐어요.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의 에너지가 모인 현장이 신선했고 기대감이 높기도 했어요.”
오광록은 ‘리턴 투 서울’에 대해 “대단히 미술적인 영화”라고 평가했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부터 뜨거운 창작물이라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슈 감독이 너무 예의 바르고 소통을 위해 노력했다”며 “그것만으로도 놀라운 재능”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오광록은 “영화제 개막식 이후 공식 파티에 초청됐는데 크리스티앙 존 칸영화제 부집행위원장 등 해외 유명 영화계 인사들이 앞다퉈 찾아와 영화를 높게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오광록은 ‘리턴 투 서울’의 완성도에 만족감을 드러내면서도 흥행에 대해선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부산영화제 개막작으로 제가 출연했던 윤제호 감독의 ‘뷰티풀 데이즈’(2018) 역시 매우 아름다운 영화였으나 관객은 1만 명이 채 안 됐다”며 “중국을 거쳐 한국에 온 탈북 여성의 상처를 그린 내용에 한국인은 전혀 관심이 없어 가슴이 너무 아팠다”고 돌아봤다. 오광록은 “‘리턴 투 서울’은 한국에서 꺼내고 싶어하지 않는 입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며 “통념을 깨고 새로운 접근을 하는 영화인데 한국에서 얼마나 관심을 받을지 대단히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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