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2021 한부모가족 실태조사 결과 발표
"양육비 못 받았다"가 80% ... '워킹푸어'로 전락
홀로 아이를 키우며 사는 한부모가족 가장의 70% 이상이 양육비 부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헤어진 배우자로부터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이들이 10명 중 8명에 이를 정도로 홀로 어렵사리 일하며 양육을 책임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정부는 이들의 양육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지원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여성가족부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한부모가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라 2012년부터 3년마다 시행하는 것으로, 18세 이하 자녀를 양육하는 한부모가족 가구주 3,300명을 대상으로 면접 조사한 결과다. 조사에 응한 한부모들의 평균 연령은 43.6세로, 이혼(81.6%) 후 1.5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부모가족 중 엄마와 자녀를 중심으로 구성된 가구가 67.4%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한부모가족, 소득 적고 양육비 부담 커... 80%는 "양육비 못 받아"
한부모가족의 소득 수준은 전체 가구의 절반 정도로, 생계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부모가족의 월평균 소득은 245만3,000원으로, 3년 전에 25만 원가량 늘었지만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득(416만9,000원)과 비교하면 58.8%였다.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도 1억947만 원으로 전체 가구(4억1,452만 원)의 4분의 1에 그쳤다.
한부모 10명 중 7명 이상이 양육의 어려움을 '양육비·교육비 부담'으로 꼽을 정도로, 특히 양육비 부담이 컸다. 이혼한 남편이나 아내 등 비양육자로부터 양육비를 받을 수 있는 이들조차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비율이 80.7% 정도라, 양육비 독박을 쓰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 중 양육비를 한 번도 받지 못한 경우는 72.1%였고 지급이 끊긴 경우는 8.6%에 달했다.
코로나까지 더해진 빈곤 굴레... 여가활동은 사치
생계를 위해 일을 시작해도 빈곤은 계속된다. 일을 하는 한부모는 77.7%로, 한부모가 되기 1년 전(58.3%)에 비해 생업전선으로 뛰어든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들의 월평균 근로·사업소득은 225만5,000원으로 전체 임금근로자의 평균 임금보다 47만 원 정도 적었고, 이 중 자녀와 엄마만 사는 모자가구의 월 소득은 188만2,000원으로 더 낮았다. 취업한 한부모의 27.9%가 일평균 10시간 이상 근무하고, 정해진 휴일이 없는 경우도 12%였다. 조사팀은 이들이 장시간 일을 해도 소득이 적은 워킹푸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더해져 일자리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3년 전에 비해 상용근로자의 비율은 3.2%포인트 낮아진 반면 임시·일용직 근로자 비율은 2.9%포인트 오르는 등 고용안전성이 소폭이나마 떨어졌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해고·퇴직·폐업을 경험한 비율은 14%였고, 소득수준이 감소한 경우는 25.4%, 3개월 이상 무급휴가 중인 비율은 2.2%였다.
계속 일을 해야 하다 보니 아이들과 여가활동을 하기도 어렵다. 초등학생을 둔 한부모의 경우 외식은 연 11.1회, 쇼핑은 4.3회, 영화·공연 관람은 1회, 박물관 관람은 0.7회에 그쳤다. 중학생, 고등학생 자녀와의 여가활동은 더 적었다. 또한 돌봄 공백이 상당한데, 한부모가족의 자녀들은 △미취학 9.4% △초등생 43.2% △중학생 이상 51.3%가 방과 후 홀로 있었다.
여가부는 한부모들의 양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저소득 한부모가족의 양육비 지원 확대에 대해 관계부처와 협력하고, 돌봄 관련 지원 확대도 검토한다. 또 양육비 채무 불이행자 제재 조치강화 방안을 다각도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한부모가족 양육비 지원 강화가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으며 차질 없이 수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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