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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공식 디폴트 돌입…건국 이래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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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공식 디폴트 돌입…건국 이래 처음

입력
2022.05.19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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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국채 이자·중국 채무 상환 유예기간 만료
"채무 재조정 마무리 단계… 물가 최대 40% 오를 수도"

스리랑카가 공식 디폴트에 돌입한 19일,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조리용 석유를 사려는 시민들이 주유소 앞에 모여 기다리고 있다. 스리랑카는 최근 외화 부족으로 식품과 의약품, 원유 등을 수입하지 못해 민생 경제가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 콜롬보=AP 뉴시스

스리랑카가 공식 디폴트에 돌입한 19일,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조리용 석유를 사려는 시민들이 주유소 앞에 모여 기다리고 있다. 스리랑카는 최근 외화 부족으로 식품과 의약품, 원유 등을 수입하지 못해 민생 경제가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 콜롬보=AP 뉴시스

스리랑카가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처음으로 공식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돌입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리랑카는 국채 이자 7,800만 달러(약 1,000억 원)와 중국 관련 채무 1억500만 달러(약 1,340억 원)를 전날까지 갚지 못했다.

앞서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달 초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때까지 510억 달러(약 65조 원)에 달하는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디폴트를 선언했다. 전날 지급 유예기간이 지나면서 디폴트가 공식화됐다.

스리랑카 측에서는 "선제적인 디폴트"라고 설명했다. 난달랄 위라싱게 스리랑카 중앙은행장은 이날 "외부에서는 이것을 디폴트라고 볼 수 있지만, 다른 기술적 정의가 가능하다"며 채무 재조정이 준비될 때까지 빚을 갚을 수 없다고 미리 알린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채무 재조정 계획은 마무리 단계지만, 앞으로 몇 달간 물가가 최대 40%까지 오르는 등 경제 위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리랑카의 대외 부채는 총 510억 달러(약 65조2,000억 원)로 추산된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 등의 분석에 따르면 스리랑카가 올해 갚아야 할 대외 부채는 약 70억 달러(약 8조9,500억 원), 앞으로 5년간 갚아야 할 대외 부채는 약 250억 달러(약 32조 원)에 달한다.

하지만 스리랑카는 빚을 갚을 외화가 없다. 알리 사브리 스리랑카 재무장관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사용 가능한 외화보유액이 5,000만 달러(약 640억 원)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리랑카는 주요 수입원인 관광 사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중국과의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해 많은 차관을 빌린 탓에 외화 부족이 심각해졌다. 올해 초부터 연료와 의약품, 식품 등을 수입하지 못하며 민생이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 전국 곳곳에선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에 스리랑카 정부는 인도, 중국, 아시아개발은행(ADB), 세계은행(WB) 등으로부터 긴급 자금을 받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라닐 위크레메싱게 신임 총리는 전날 의회에서 세계은행으로부터 필수품 구매 용도로 1억6,000만 달러(약 2,050억 원)를 받았지만, 이를 연료 수입에 쓰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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